[여행]자연이 빚어낸 태고의 절경 ‘장가계’
[여행]자연이 빚어낸 태고의 절경 ‘장가계’
  • 김성아 기자
  • 승인 2010.11.18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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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바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원가계.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으랴.’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보고도 모를 일이다.’

세월의 풍화 속에서 깎아 세운 듯한 암봉과 산수화 같은 풍광의 장가계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한 말이 있으랴.

중국 호남성 서북부에 자리한 장가계는 눈으로 보도고 믿을 수 없음에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땅 위에 불쑥불쑥 솟아올라 있는 봉우리들이 인상적이다. 억만 년 전 바다 속 땅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장가계의 절경은 웅장하면서도 포근하고, 기괴하면서도 우아하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절경이 다른 탓도 있지만 보여줄 듯 말 듯한 자연의 오묘한 매력이 장가계의 신비스러움을 더해주기 때문. 특히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에 기암절벽은 마치 화폭에 담긴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신비로운 절경 덕에 1982년 중국 최초의 산림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돼 세계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와 바람으로 자연이 빚어낸 예술품이라 불리는 만큼 장가계에는 천자산, 원가계, 보봉호, 황석채, 금편계곡 등 둘러봐야 할 곳들이 많다.



▲ 원가계.

△천혜의 자연경관을 오롯이 품은 천자산과 원가계=중국 제일의 국가삼림공원인 장가계국가삼림공원을 찾아 천자산에 오르기 위해 굽이굽이 길을 돌아왔다. 천자산은 가장 늦게 개발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풍경구로, 총 면적은 총 면적은 65km², 해발은 1,250m이다.

천자산에 오르기 위해서 케이블 카를 타야 하는 데 그 길이 가 2km가 넘는다. 덜컹하는 순간 케이블 카가 움직이자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아찔하다. 하지만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웅장한 암석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10여 분 남짓 천자산의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천자산 정상이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봉우리가 수백 봉이 펼쳐져 있고,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구름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아담한 소나무와 한 몸이 된 암봉부터 거북이, 사람형상을 한 봉우리, 뾰족한 기암까지. 평생 동안 볼 각양각색의 바위 중 하이라이트는 봉우리가 붓끝처럼 생긴 ‘어필봉’이다. 이바위를 보는 순간, 왠지 신이 내려와 어필봉을 쥐고 천자산을 그린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기도 한다.

천자산에서 버스를 타고 또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영화 ‘아바타’에서 공중을 떠다니는 산으로 나온 ‘할렐루야산’의 배경이 된 원가계로 향했다. 천자산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특히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품인 ‘천하제일교’는 1,400여년의 세월 동안 수 차례의 지각 변동과 기후의 영향으로 형성된 천연 석교로 마치, 사람이 직접 만든 듯 정교하다.

▲ 황룡동굴

또 금세 넋을 빼앗기고 말 정도로 솟아오른 석봉들이 자리한 ‘미혼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혼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말처럼 이곳에 서서 석봉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화폭에 동화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안개에 싸인 바위 중턱에는 구름이 걸려있고 바위틈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아슬아슬 절벽에 걸려있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다.


저마다 허리춤에 구름 띠를 두른 높은 봉우리 사이로 한 줄기 바람이 불자 낮게 깔린 구름이 협곡 사이에서 용틀임을 하더니, 끝이 보이지 않는 봉우리 사이로 자취를 감춘다. 아래를 내려다 볼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그래도 자꾸만 시선이 아래를 향하는 것도 원가계만의 품고 있는 풍광 때문일 터.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자연을 거스린 높이 326m에 달하는 백룡 엘리베이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326m 중 156m는 산속 동굴에, 170m는 산에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뒤, 밑에서 올려다보니 그 위에서 내려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더 웅장하다고나 할까.

△굽이굽이 길을 돌아 하늘의 문을 넘는다=장가계 여행의 묘미로 자연 풍광과 함께 이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천문산을 오르는 일이다. 해발 1,518m로 장가계의 최고봉인 천문산은 장가계의 산 가운데 역사에 가장 먼저 기록된 명산이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내에서부터 이어진 세계 최장 길이 (7.45km)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35분가량.

▲ 통천대도를 지나 도착하면 천문산 정상인 천문동이 보인다. 이 천문동은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고도 불린다.

시내를 출발한 케이블 카가 한 고비를 넘자 발 아래로 이곳 지역민들의 생활풍경이 펼쳐진다. 시냇가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 뛰어노는 아이들, 짐을 나르는 청년까지. 자연에 녹아든 이들의 삶이 평온 해 보이는 건 비단 능선이 이어진 산을 병풍으로 둘렸기 때문을 아닐까.

한참을 오르자 구름 속에 숨어 있던 천문산이 자태를 뽐내듯 모습을 드러낸다. 케이블 카가 정상에 가까워지자 기괴한 산세와 발아래의 구름의 조화가 빚은 비경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푸른 절벽 사이로 한 떼의 구름이 바위를 타고 꿈틀꿈틀 올라오는 모습은 원가계에서 본 듯한 승천하는 용의 모습이다. 사방에서 벌어지는 구름과 바람의 조화가 천문산 비경과 어우러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서 다스를 타고 아흔아홉 고갯길을 돌아 올라가는 통천대도를 지나야 한다. 구비 길을 돌 때마다 좌우로 낭떠러지가 있어 스릴 만점이지만 때론, 섬뜩하기도 하다.

정신없이 고갯길을 돌자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천연 석회동굴인 천문동이다.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결려있는 듯한 천문동은 그 높이가 130여m에 너비 57m, 깊이가 60m에 달하며, 남북 방향으로 뻥 뚫려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 천문동에 가기 위해서는 999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동굴 사이로 자주 구름이 끼고 짙은 안개가 감돌아 완전히 열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는 없다. 이름 그대로 ‘하늘로 통하는 관문답다’는 생각이 든다.

▲ 장가계 무릉원구에 있는 보봉호, 산중호수인 이곳은 기괴한 바위로 둘러 쌓여 몽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남녀의 사랑의 노래가 울려펴지는 산중호수=장가계 무릉원구에 있는 ‘보봉호’. 산중호수라 불리는 이곳은 댐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로 길이는 2.5km이며 수심은 72m이다.

하지만 보봉산 기암절벽과 여러 형상의 바위로 둘러싸여 몽환적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이에 무릉원의 수경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며, 일 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호수 안에는 작은 섬이, 바깥쪽에는 기이한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호수를 감싸고 있어 유람선을 타는 동안은 신선이 된 듯한 기분까지 든다. 협곡사이의 호수에 산들이 거꾸로 비춰지자 그야말로 물은 산으로 인해 더 푸르고 산은 물로 인해 아연 초록색을 띤다.

배가 한 지점에 다다르자 안내인이 박수를 쳐보란다. 얼떨결에 모두들 박수를 치자 절벽 아래 작은 배에서 중국 전통복장을 한 여인이 나와 노래를 부른다. 호남성 소수민족 토가족이 짝을 찾을 때 부르는 민요라고. 목소리가 좋기로 소문난 민족인 만큼 여인의 노랫소리가 수면 위에 잔잔히 펴지더니, 전체에 메아리친다.

/장가계(중국)=글-사진 김성아 기자 tjddk@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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