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 김윤철(중앙·풍남·노송동)의원이 일본 지방의회와의 친선 교류를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잇단 일본찬양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전주시의회 의원 대표단은 지난해 10월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가나자와시를 방문했다. 사건은 이튿날 가나자와 시장의 환영만찬과 셋째날 전주친선협의회와 가나자와시의 환송만찬 자리에서 벌어졌다.
대표단에 포함된 복수의 의원과 직원들에 따르면 환영만찬 중 양측의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는 도중에 김 의원은 ‘할아버지가 일본군 순사출신’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은 뒤 ‘가미카제 만세! 가미카제 만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외친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일컫는 말이다. ‘가미(神)’는 신, ‘카제(風)’는 바람으로 신이 일으키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김 의원의 일본찬양 행동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동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다음날 열린 만찬에서도 ‘가미카제 만세’를 외쳤다. 한 의원은 “차례가 되자 김 의원은 할아버지가 일본군 순사였던 것을 굉장히 자랑”하면서 “앞으로 일본과 한국이 친하게 지내자고 말한 뒤 마지막에 ‘가미카제 만세’를 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기가 막히고 민망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당시 벌떡 일어나 제지하지 못한 게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또 다른 의원은 “모두 쉬쉬한 사건인데 어떻게 알았냐”면서 “일본 의원들이 월드컵 응원가인 ‘대~한 민국, 짝짝짝’ 등을 외치는 등 양측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술도 많이 마셨고,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중단시킬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런 말 한 적 없다. 내가 정신병자도 아닌데 왜 그런말 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차라리 ‘동해’가 말라버리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생각이 난다”면서 “이는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우기기 때문에 동해가 말라버리면 일본과 싸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다”고 말했다. 왜곡보도를 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당시 동석했던 공무원들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줬다. 한 직원은 “처음엔 가미카제가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깜짝 놀라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금이라도 김 의원이 그런 발언에 대해 사죄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명예훼손 운운할 경우 법정에서 증언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전주시의회대표단은 의원 8명, 사무국 4명 등 12명이 3박4일 일정으로 가나자와를 방문해 가나자와 시장 예방과 켄로쿠엔 등 주요시설 시찰, 윤봉길 의사 사적지 헌화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규 기자 lyg@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