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아: 선생님! 무척 서두르시는데 어디 가세요?

제원: 응! 선생님 차를 점검하려고 정비소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단다.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차에 중대한 문제가 생겨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선아: 사람의 신체도 차와 같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따라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서비스와 점검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겠군요.

제원: 멋진데~ 정비소 가는 것을 잠시 미루고 샘과 선아의 대화에 담겨있는 논술의 원리를 배워보도록 하자. 유비추론(유추)의 원리라고 하는데, 논술고사에서는 반드시 거론되는 중요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단다. 그러면 유추에 대해서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도록 하마. 유추의 원리는 다른 곳에 적용하기 문제와 관련이 있단다. 다른 곳에 적용하게 문제는 특정한 분야나 영역의 이야기를 다른 분야나 영역에 적용해서 설명하라는 것으로 유비논증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단다. 두 집합 사이에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한 집합에서 타당한 주장을 다른 집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곳에 적용하기 문제는 전제에서 언급되는 유사성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이 유사성이 결론에서 언급되는 성질과 얼마나 관련되어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단다.

선아: 그와 관련된 기출문제를 여러 번 보았던 것 같아요. 문제를 적어보면 “정치 체제 구성원들 모두에게 귀속되는 보편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한 뒤, 자신이 정한 입장의 반대편 논거들을 지문에서 찾아 이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시오.”(2011서울 시립대 모의)

제원: 맞아, 2011 서울 시립대 모의문제 3번이 유비추론과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단다. 유비논증을 본격적으로 설명하면 유비란 유사한 것들 사이의 직접적인 비교를 말한단다. 문학에서 말하는 비유, 과학 일반에서 사용하는 ‘모형 이론’ 철학에서 사용하는 ‘사고실험’도 일종의 유비라고 할 수 있단다. 어떤 유사성에 근거하여 자신의 주장을 적극 개진하고자 할 때 주로 유비논증이 사용된단다. 예를 들어 동물실험을 근거로 해서 동물과 유사한 인간에 대해서 그 실험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학적인 주장들, 판례에 의거해서 내리는 법적인 판단 등이 이에 해당한단다. 유비논증의 일반적 형태는 다음과 같단다.

표에서 보듯이 이러한 형식의 논증이 연역 논증이 아님은 분명하단다. 결론이 전제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제가 모두 참이라고 하더라도 결론이 참이 아닐 수 있다. 사실 유비 논증은 연역 논증은 물론 귀납 논증들에 비교해도 강도가 약한 편이란다. 왜냐하면 유비 논증의 근거가 되는 유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분명한 개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비 논증은 유비가 가지는 심리적인 설득력 때문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단다. 더불어 같은 유비논증이라 해도 설득력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란다. 따라서 관건은 하나의 유비 논증이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지지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단다.

선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세요?

제원: 유비논증의 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는 첫째, 전제의 사례들이 다양할수록 논증이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단다. 둘째, 전제에서 언급된 사례들의 수가 많을수록 논증은 강화된단다. 셋째, 전제들과 관련해 결론의 주장이 강할수록 논증은 약화된단다. 넷째, 유비 부류들의 대상들 사이에 의미 있는 유사성이 많을수록 논증은 강화된단다. 다섯째, 유비부류들의 대상들 사이에 의미있는 차이점이 많을수록 논증은 약화된단다. 여섯째, 유사속성들과 주장하려는 속성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수록 논증은 강화된단다. 첫째부터 셋째 까지는 귀납논증의 일반적 속성이고 넷째부터 여섯째까지는 유비 논증의 고유한 속성이란다. 다른 곳에 적용하기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넷째부터 여섯째까지의 기준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단다. 문제를 풀어서 유비추론의 원리를 이해하도록 하자.

[문제2] <보기>를 활용하여 문제1의 한 입장을 비판하시오. (2011 성균관대 모의문제 )

(문제는 성균관대 홈피를 들어가서 찾도록 하며 홈페이지 제약 상 생략한다)

선아: 반박의 원리를 적용하는 문제라고 보이는데, 샘은 이 문제를 유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군요. 반박의 원리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인가요?

제원: 아니란다. 당연하게 반박의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데 원리를 적용할 때 유추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란다. 문제를 해제하면 <보기>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 일어난 상황이란다. 전투중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적이지만 협력이 일어난다. 즉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협력이 일어난 사례이다. 이와 같은 문제에서 유비추론의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단다. 위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유비추론이란 서로 다른 두 대상이 공통적인 성질을 갖고 있음을 바탕으로 한 대상이 다른 대상이 갖고 있는 성질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즉 개연적 결론을 주장하는 귀납추론이다. 그러므로 전쟁 상황에서 이런 저런 측면이 제시문의 이런 저런 측면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전쟁 상황의 결론을 제시문의 결론으로 할 수 있다고 하면 된단다.

전쟁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인 협력적 상황이 제시문[2]의 교육에서의 협력과 유사한 성격[협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2],[4]는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하면 된단다.

그러면 이와 대립하는 제시문[1][3]을 비판하는 근거로서 <보기>의 상황은 타당성을 갖게 된단다. 즉 믿을만한 근거가 된다. 이점을 바탕으로 반박의 원리를 적용하면 된단다. 요점은 전쟁 상황과 교육상황(제시문2)은 협력과 경쟁이라는 두 요소를 유사하게 갖고 있다.(전제) 그런데 전쟁 상황에서 협력이 일어났다.(전제) 그와 같이 교육상황에서도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결론). / 전쟁 상황과 종의 번성과 발전 및 사회 문제적 상황(제시문2)은 협력과 경쟁이라는 두 요소를 유사하게 갖고 있다.(전제) 그런데 전쟁 상황에서 협력이 일어났다. (전제) 그와 같이 제시문(4)의 상황에서도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결론).. 유비추론/ 따라서 이와 대립하는 제시문(1),(3)의 경쟁을 우선시 하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예시답안을 작성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단다.

핵심논지

1.다른 곳에 적용하기 문제는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유비추론의 문제

2.유비논증은 귀납적 일반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다른 속성을 활용하고 있어

3.숙련된 유비논증은 창의적 사고를 축적시켜

/박제원(완산고 사회교사, 전 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지원단 자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