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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으로 특산물 축제의 ‘장’을 연다
[전북의 축제] 3. 순창장류축제 (상)
2011년 07월 08일 (금) 권오성 시민기자 kosmosos@naver.com

고추장으로 전국 유명세를 얻고 있는 순창에서는 가을에 ‘장류’를 소재로 축제를 연다. 장류라 함은 고추장은 물론 된장·청국장·간장·쌈장 등을 포함하여 일컫는 말이다.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음에도 축제 명칭에 직접 가져다 쓴 ‘투박함’만큼이나, 순창장류축제는 독특한 소재의 특산물 축제이자 음식 문화 축제이다.

축제는 순창읍 백산리에 자리한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중심으로 열리는데, 2009년부터 문화부 선정 유망축제로 주목을 받으며 이제 6회째에 접어들고 있다. 개최 역사가 짧아서 축제의 기틀이 완전하게 잡힌 상태는 아니다. 해마다 축제 행사의 변화 폭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발돋움하려는 의지가 강해서 행사의 내용과 축제 공간의 변화가 예년보다 크다.

여기서 잠깐 전해오는 고추장 관련 설화에 따르면, 구림면 회문산의 만일사에 기거하는 무학대사를 찾은 태조 이성계가 점심으로 고추장의 전신인 ‘초시’를 반찬 삼아 들었는데, 나중에 임금이 되고 난 후에도 이 맛을 잊지 못 해 진상하게 했다고 한다.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의문이나 나름 순창 고추장의 유래인 셈이다. 그래서 축제 기간 중 대표 행사로 고추장 진상 행렬이 치러진다.

   
  ▲ 임금님 진상행렬. 순창고추장의 전통과 역사성을 강조하여 드러낸다. ⓒ 순창군.  
 

새롭게 변신하려는 노력

올해부터 순창장류축제는 먼저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크게 활용한다. 기존에는 주차장 공간에 모든 행사가 집중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에는 민속마을 전체가 들썩이는 축제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당연히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수많은 집들과 장독대가 주는 운치에 만끽하는 즐거움을 결코 놓쳐서 안 된다. 아울러 여러 판매 상점에 꼼꼼하게 들러서 독특한 전통 장을 접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다양한 전통 음식 체험도 한다면 금상첨화이다.

   
  ▲ 고추장민속마을의 정취는 축제의 독특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 순창군.  
 

주요 행사는 분야별로 나누고 고유한 이름을 붙이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체험 행사가 주를 이루는 ‘팡이마당’에서는, 관광객 모두가 함께하는 순창 메주 만들기, 순창 고추장 비빔밥 만들기, 순창장독 ‘탑’ 쌓기, 청국장 쿠키 만들기 등이 눈길을 끈다. 직접 여러 가지 종류의 장으로 제조 체험하면서 장류의 효능을 몸소 이해할 수 있다.
   
  ▲ 순창 메주 만들기. ⓒ 순창군.  
   
  ▲ 순창 고추장 비빔밥 만들기. ⓒ 순창군.  
 

‘콩이마당’에서는, 비빔마당·마당극·어린이뮤지컬 등의 공연행사와 고추장요리·민속놀이·읍면농악 경연대회가 펼쳐지고, 아울러 순창의 대표 농요인 금과들소리 현장 공연도 곁들여진다. 지역민의 흥겨운 한마당에 동참하는 좋은 기회이다.

참여 행사인 ‘독이마당’은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 고추장 싣고 세발자전거 타기, 군민 대동굿 재현, 아리아리 장류그림 축제, 전통고추장 경매 행사 등으로 활력을 불어 넣는다. 장독 탑 쌓기와 장류그림 축제는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규모와 체험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 순창의 대표 농요인 금과들소리 공연. ⓒ 순창군.  
   
  ▲ 순창 고추장 전국요리 경연대회. ⓒ 순창군.  
 

갖가지 장류 체험의 기회를 맛보자

이밖에 ‘떨메마당’은 전통 장류와 농특산물을 전시·판매하며 시식도 한다. 또한 행사장을 다채롭게 꾸며서 천년의 정원, 메주 터널, 장류 캐릭터 등에서 자신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메주 터널은 고속버스도 통과할 만큼 크게 조성하고 있다. 한편 축제 처음부터 군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면 전야제에 기원제와 줄다리기, 시가지 축등 걸기 행사에 참여하면 된다.

   
  ▲ 메주 터널. ⓒ 순창군.  
   
  ▲ 축제 캐릭터. ⓒ 순창군.  
   
  ▲ ▲ 장류와 향토 음식을 전시한다. ⓒ 순창군.  
 

전통고추장민속마을 안에는 마침 장류체험관이 있어 전통 고추장 만들기와 장류 요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곳은 숙박도 가능하니 참고할 것. 또한 지역 주민의 기증한 항아리로 역사와 장류문화를 표현한 ‘천년의 정원’ 작품도 구경할 수 있다.

이밖에 민속마을 앞쪽에는 장류박물관이 자리해 관련 유물과 향토 자료를 전시한다. 그리고 구림면 만일사 경내에서는 순창고추장 시원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강천산이나 회문산자연휴양림에 들러서 심신을 가다듬어도 좋을 듯하다.

   
  ▲ 시계방향으로 강천산, 천년의 정원, 장류체험관, 순창고추장시원지. ⓒ 순창군.  
 

 

 [전북의 축제] 연재에 들어가며

전국 곳곳에 연중 불고 있는 축제의 바람은 지역 사회엔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켰다. 지역 문화의 내용과 형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단순 참가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물론 기대와 달리 축제 개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예상외의 큰 반향을 일으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지자체가 있는 반면에, 별다른 재미를 못 보자 난립과 혼란으로 여겨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기도 한다.
 
주목할 만한 사회문화 현상으로서, 1990년 이후 고속 팽창해온 지역 축제를 종합하는 작업은 당면한 과제이다. 그런데 정교한 분석 도구와 정치한 방법론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 부족한 상황이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기에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더구나 그동안 지역 축제의 분화와 진화를 가늠할 기초 자료의 축적이 생각보다 많질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주목할 만한 축제들의 시행착오를 현장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지역의 생생한 의견을 거칠게나마 종합하려는 시도는 상당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런 작업이 조금씩 모이다 보면 지역 축제 연구의 디딤돌을 하나둘 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선 2006년부터 집중 방문해온 전북의 지역 축제를 다룬다. 각 시·군을 대표하거나 주목할 만한 축제를 먼저 선정하고 정리하겠다. 앞으로 연재할 글이 조금이나마 논쟁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축제를 이해하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정보와 안내 역할을 놓치지는 않겠다. 많은 질타와 격려를 주시면 고맙게 받아들이겠다. 연재글은 축제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첫번째는 축제 안내서로, 두번째는 축제의 의미와 쟁점의 재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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