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
변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
  • 권오성 시민기자
  • 승인 2011.07.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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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축제] 3. 순창장류축제 (하)

순창장류축제는 장을 주제로 하는 국내 유일의 축제이다. 첫 회 때는 전통 특산물을 강조하며 고추장축제로 치렀지만, 산업 효과에 집중하면서 모든 장류를 아우르는 축제로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제 6회째로 짧은 개최 경험 탓에 대표 행사와 준비 체계의 틀이 안정 궤도에 오르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할 듯하다.

많은 이들은 순창에서 담그는 장이 맛 좋은 이유를 적당한 기후 조건(온난다습·일교차·일조량)과 쾌적한 지리 환경(청정수·청정지역) 속에서 찾는다. 이러한 여건은 청정 순창을 떠올리게 하며 장맛뿐만 아니라 지역의 음식에도 관심을 갖게 만든다. 때문에 각종 절임 음식까지 염두에 두면서 특화한 음식 문화 축제의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지역 축제는 대형 마트의 할인 행사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산업형 특산물 축제의 고민은 상품 홍보와 판매 실적, 그리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가 가장 최우선이다. 그럼에도 지역 축제와 대형 마트의 할인 행사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는 항상 고민해야 한다. 예산을 많이 들여 산업 축제의 최고인 엑스포까지 열었지만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둔 사례는 전국에서 손에 꼽을 지경이다. 따라서 순창장류축제는 섣불리 장밋빛 환상을 그리기 전에 지역 대표 축제의 성공 요건을 차분히 조금씩 채워나가야 한다.

 

▲ 축제장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은 할인 행사 이상의 감동을 찾는다. ⓒ 순창군.

다행히 올해부터는 행사 공간의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예년에는 고추장민속마을 주차장만을 활용한 나머지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민속마을의 고유한 정취와 공간을 적극 활용하려는 방안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또한 “그동안 축제 방문객이 중장년층에 한정된 거 같아 아이들도 쉽게 즐기는 가족 단위의 체험 행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창근)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축제 행사는 매체 홍보를 의식한 단발성이거나 무미건조한 진행에 그치고 있는 편이라 새로운 변화 모색은 불가피하다. 수확하기 바쁜 농번기를 피하고 강천산 단풍철을 고려하면서, 10월에 몰린 전국의 지역 축제를 감안하여 11월초로 축제일을 옮긴 점도 현명한 현실 판단으로 보인다. 솔직히 독특한 소재의 축제임에도 밋밋한 연출로 분석하기 곤혹스러웠는데 한 단계 도약하려는 의지가 읽혀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 특산물 축제는 다양한 체험으로 즐거워야 한다. ⓒ 순창군.
▲ 인형극이 끝난 후 함께 사진 찍는 어린이들의 모습. ⓒ 순창군.
▲ 또한 남녀노소 모두 축제에 적극 동참하게 할 놀이도 필수이다. ⓒ 순창군.
▲ 올해부터는 축제 공간을 고추장 민속마을 전체로 확대한다. ⓒ 순창군.
물론 역사가 짧은 축제에 지나친 혹평은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 그럼에도 가난한 지자체에서 막대한 예산(8억 원 안팎)을 투여하는 만큼 지역 주민의 입장과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실패한 축제의 전형을 답습하지 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순창장류축제의 쟁점과 의미를 검토해 보기로 하자.

 

지루한 원론 비판을 계속 하는 이유

먼저 다소 지루하더라도 여느 지역의 단골 문제인 축제 주체의 문제를 짚어보자. 수많은 여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순창장류축제는 관 주도의 축제이다. 관에서는 축제위원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을 모셔왔다곤 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그 대표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축제의 방향을 친관 성향의 용역 보고서에만 너무 의존한 나머지 지역 주민의 여론이나 공모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크다”(임양호)는 지적도 있다. 이는 순창군에만 국한하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다수의 문화관광축제들도 크게 다르지 않는 곳이 많다.

관련 산업 전문가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특산물 축제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 주민의 참여 체계는 지금보다 진전되어야 마땅하다. 아직까지 전문 기획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그렇다고 언제까지 지역의 문화 역량이 침체된 상태에 머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축제의 안착을 위해서라도 주민들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예술인들과 활발한 소통은 당연하고 시급하다.

 

▲ 전문가의 의견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지역 여론에도 귀 기울여야 생기 넘치는 축제를 완성한다. ⓒ 순창군.
▲ 지역 주민과 활발히 소통해야 축제를 훨씬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다. ⓒ 순창군.
논쟁의 다른 하나는 “전통 장류를 제대로 소개하지도 못 하며 장인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축제 속에서 “의도해서라도 전통 장을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임금님 진상품을 강조하면서 양조된 장을 내세우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말이다. “전통 장인들을 적극 활용하는 체험 행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이상 임양호)으로 나아가야 한단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대형 제조업체는 제품 홍보만 할 뿐 자신들의 양조 장을 팔지 않으며, 축제장에서만큼은 전통 장만 판매하도록 한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또한 “기업들의 결합으로 광고 모델들을 활용하여 전국 차원의 축제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이상 이창근)고 한다. 서로의 강조하는 바가 약간 다른데, 어쨌든 전통 제조와 양조의 장들이 축제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이냐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 지역 주민과 활발히 소통해야 축제를 훨씬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다. ⓒ 순창군.
분명 순창장류축제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축제임에는 틀림없다. 갖가지 장맛 체험과 고추장민속마을의 분위기는 색다른 축제의 세계로 방문객을 손짓한다. 전통 장의 강조는 축제 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거기에 독특한 음식 문화를 결합한다면 다른 축제에서는 엄두도 못 낼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닥칠 많은 난관을 극복해서 생소하고 낯선 축제 이름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길 기대한다.

 

* 도움말을 주신 분 : 이창근(순창군청 문화예술과), 임양호(열린순창 대표이사)

 

▲ 추령장승축제. ⓒ 순창군.
삼인문화제

삼인문화제

 

강천산의 삼인대에서 매년 8월말에 열리는 문화제. 중종 때 폐비 신씨(단경왕후)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올린 순창군수 김정, 담양부사 박상, 무안현감 유옥 등 세 분의 충절과 선비정신을 기린다. 식전 행사로는 당시의 상소일에 맞춰 삼인대까지 호위장군차, 행사기수차, 단경왕후 신비가마차, 순창군수차, 담양부사차, 무안현감차 등의 원님행차 행렬이 이어진다.

▲ 삼인문화제. ⓒ 순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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