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소외계층 문화보조비 줘도 못쓴다

문화바우처 지원대상 개인→가구 변경…“개인기준으로 환원시켜야”여론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1.10.17 18:53

문화바우처 사업이 유명 무실하다는 주장이다. 소외계층이 문화예술을 더 많이 즐기도록 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오히려 그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은 17일 대외 보고서(2011년 문화바우처 사업을 진단한다)를 통해 “올 들어 문화바우처 지원 대상이 개인에서 가구로 변경되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재개편을 주장했다. 문화바우처는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게 지원하는 문화복지 사업으로, 공연전시와 영화 관람료나 도서 구입비를 보조하고 있다.

올해 사업비는 총 347억 원대로 지난해(67억원)보다 5.2배 늘었고, 덩달아 수혜자도 3.5배 많은 163만명 규모로 확대됐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당 연간 5만원씩 지원하던 방식을 바꿔 올 들어 가구당 5만원 씩만 보조하고 있다.

4인 가족을 기준삼는다면 지난해 20만원이 보조됐지만, 올 들어선 4분의1인 5만원만 지원되는 셈이다. 1명당 1만2,500원 꼴로 1년에 영화 1편밖에 볼 수 없는 돈이다. 입소자 전원이 동거인(1가구)으로 구성된 사회복지시설은 한층 심각하다.

전체 입소자가 20명이라고 가정한다면 종전에는 1명당 5만원씩 총 100만원이 지원됐지만, 1가구당 5만원씩으로 뒤바뀐 올해부턴 20분의1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입소자 1명당 4,000원 꼴로, 영화 1편을 보려면 2년치를 모아야만 한다.

이렇다보니 문화바우처 자체가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전용 카드 발급 대상자 55만1,370여명 중 9월말 현재 발급자는 39%(21만5,190여명)에 그쳤다. 덩달아 사업비도 남아돌고 있다. 현재 남겨진 예산은 수혜자 직접 지원금 275억원(공연단체 지원금 제외) 중 90%(247억여원)에 달했다.

장세길 책임연구원은 “현 상태라면 소외계층 문화예술 향유도, 지역 문화예술 시장 활성화 목표도 달성하기 힘들다. 지원방식을 종전처럼 개인 기준으로 환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바우처를 비롯해 여행바우처와 스포츠바우처 등 유사사업을 통폐합해 실질적인 혜택이 커지도록 조정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전북처럼 문화예술 시장이 척박한 곳은 공연단체 지원방식도 대도시와 달리 차별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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