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9월04일 16:21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IMG-LOGO
Trending Now: 안호영 "퇴직연금공단 설립하자" 나는솔로 화제의 그녀들, 물오른 미모 비결은?… 올타이트리프팅으로 ‘놀.. [기고]햇빛 농사로 잘사는 김제, 영농형 태양광이 길이다 벼랑 끝 ‘李 전북공약’ 기사회생 [월요아침]'단백질만 먹다간 망한다!' 똑똑한 탄수화물 섭취로 요요 없이 .. 예타에 발목잡힌 새만금, 34년째 터덕 신안산선 개통·재개발 확정에 ‘신풍역 트라움시티’ 주목 [온누리] 감사하는 부모가 아이의 정서 면역력을 키운다

[강미현 건축사의 건축기행](5) 효자동 H씨 주택

여러 세계가 겹쳐진 공동체 개념…집을 통해 체득해요

기사 작성:  강미현 건축사사무소 예감 대표 - 2011.12.18 19:04
▲ 도로변에서 본 건물 정면, 거친 콘크리트의 물성을 미학적으로 접근하여 최대한 이용한 송판 노출콘크리트를 주요 마감으로 사용했다. 지붕은 동판을 접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색상을 제공할 것이다.
‘집’은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가족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카메라 렌즈와 비슷하다. 어떤 각도로 찍느냐에 따라 영화가 달라지듯,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집은 달라진다.

전주 효자동 단독 주택지는 도심 속 아파트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환경이다. 가족들의 삶을 번역해 놓은 건축풍경은 도시의 따분함을 넘어선다. 그 안에 40대 홍윤기씨 부부와 석표(11), 석채(7) 형제가 살고 있다. 이 가정 역시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바른 인성과 생활습관, 창의력 향상 등을 고심한다. 집짓기는 사람의 마음을 번역하는 일이기에 집주인의 아이들 교육방식은 집에도 반영된다.
▲ 현관 입구,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현관 입구를 홍윤기씨는 가장 좋아한다

홍씨의 주택은 2층짜리 나지막한 건물이다.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통해 현관에 들어서면 1층은 가족 공유공간인 거실과 식당, 2층은 침실로 구성되었다. 건물 안팎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으로 가득하다. 특히 2층 아이들 침실은 공동의 공부방을 통해 출입하게 만들었다.
▲ 안방에서 본 공부방 부부는자신의공간에서아이들이공부하는모습을지켜볼수있다.

각각의 아이들 방은 포근한 둥지의 의미다. 그곳을 갓 벗어나면 형제가 함께하는 공부방이 있다. 한걸음 더 나가면 부모의 세계가 근접해 있고, 아래층엔 가족 뿐 아니라 이웃과 함께 하는 세상이 펼쳐진다. 여러 세계가 겹쳐진 공동체의 개념을 집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다.
▲ 공부방에서 본 안방

설계자 문용현 건축사는 “각각의 공간을 의도적으로 ‘섞었다’. 거실은 식당과, 거실&식당은 전면 테라스와 섞이게 했다. 아이들 방은 공부방과 섞었고, 공부방은 부부침실과 섞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섞여진’ 공간들이 기능의 연장과 확장, 그리고 새로운 기능의 가능성을 구축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간과 공간을 섞고, 공간과 사람을 섞고,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사람을 섞고, 그들이 공간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자연을 섞고, 즐거운 공간에 교육을 섞은 것이다.
▲ 마당에서 본 건물, 마당에 심은 잔디를 볼 수 있기에 봄을 기다린다

아이가 자라면서 한 인간으로 갖춰야 할 인성, 창의성, 사회성 등은 유년시절에 형성이 된다. 그러기에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건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들이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습관(習慣)에서 습(習)이란 글자는 우(羽)즉 날개 짓을 100번(白) 한다는 글자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의 삶이 본보기가 된다.
▲ 석표·석채 형제가 가장 좋아하는 다락방

홍씨의 주택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전통적인 거실에서 벗어나 있다. 집안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자 생활의 중심이 되는 그곳에 책을 꽂아 놓을 수 있는 서가를 만들었다. 앞으로 좌탁을 설치해 서재이자 다이닝룸인 복합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책을 좋아하는 부모를 닮아 석표, 석채 형제도 책을 좋아한다. 집을 보면 가족이 보이고 그들의 성품이 나타난다. 집은 가족 내면의 세계를 충실하게 반영한다.

단독주택에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은 현관문만 나서면 마당이 있고 마음먹기에 따라 집안 곳곳을 자연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오감(五感)을 이용해 맘껏 뛰어놀고, 만지고, 보고, 느끼면서 스스로 창의성과 감성을 익혀나가고, 이는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석표, 석채 형제도 주택에 살면서 가족이 된 강아지와 함께 뛰고 뒹굴며 자연을 배우고 있다.

가족의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가장 머물고 싶은 곳은 집이다. 가족이 함께 원하고 열망하는 것의 상징이 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지를 구입하고 인허가를 받는 등 수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어느 정도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도 행복 공간은 충분하게 연출 할 수 있다. 새로운 조명 몇 개, 간단한 예술품, 부분적인 벽지나 페인트칠만으로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퇴근할 때 내 아이를 위해 혹은 아내나 남편을 위해 작지만 앙증맞은 조명을 하나 골라보면 어떨까. /강미현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예감 대표>,사진=김우철



건축개요

위치: 전북 전주 완산구 효자동 3가 1705-6번지
설계자: (주)이공일 건축사 사무소 문용현, 서운철
건축주: 홍윤기
건물규모: 지상2층
대지면적: 319.80㎡
건축면적: 121.50㎡
연면적: 166.08㎡
구조: 철근 콘크리트조(1층), 목구조(2층)

새전북 만평

IMG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