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취미생활-소득창출 원합니다"

베이비 부머 세대, 농촌으로 유도 등 일자리 창출에 주목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2.01.15 19:16

은퇴자들이 대거 ‘인생 2모작’에 나선 건 여가활동을 겸한 소득창출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농 복합도시인 전북은 2010년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 일자리 창출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된다.

△노동시장 양극화 극복해야= 도내 60세 이상 고령층 노동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또렷했다.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동시에 급증하면서 고용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런 현상은 지방별, 연령대별로 고용실태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래 확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60세 이상 취업자는 약 16만6,000명 정도로 2010년 이후 19%(2만7,000여명) 증가했다. 반면 취업자도, 실업자(즉시 취업 가능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도 24%(4만1,000여명) 증가한 약 21만2,000여 명에 달했다. 결국 고용률은 취업자 폭증세를 무색케 1%포인트(44.8→43.8%) 떨어졌다.

호남통계청 최갑락 사무관은 “전북은 농촌을 중심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자연스레 농사짓기 힘든 고령층이 늘고 있는데다, 정년퇴임 후 재취업할만한 일자리를 찾아보다 없어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은퇴자도 증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은퇴자 재취업에 대한 관심이 중요해졌다는 주문이다.

△베이비부머 은퇴 주목해야= 이런 현상은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세대가 은퇴기를 맞아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후대책이 부실한 탓이다. 전북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베이비부머는 총 29만3,440여 명으로, 전체 인구 약 16%를 점유했다.

이들의 가구총소득은 연평균 3,480만 원대로, 중산층 평균보다 600만원 가량 더 벌었다. 그러나 도내 베이비부머 57%는 국민연금조차 가입하지 않았다. 가입자조차 은퇴이후 연금은 월평균 생활비 18% 수준인 27만5,000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도·농 격차도 커 도시지역(동) 가입자는 월평균 24만~68만원인 반면, 농촌지역(읍·면)은 8만~39만원에 불과했다.

조경옥 연구위원은 “도내 베이비부머는 대졸 이상자만도 전체 17%에 이를 정도로 고학력자이면서 약 80%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노후대책은 넉넉치 않고 재 취업할만한 일자리도 적은 편이다”며 “숲 가꾸기와 같은 지자체 주도의 공익형 일자리도 좋지만 앞으론 베이버부머를 직접 겨냥한 민간기업 주도의 시장형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은퇴자 농촌으로 유도해야= 베이비부머 은퇴는 농촌의 가치를 한층 부각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펴낸 대외 보고서(키워드로 본 2012년 농산업)를 통해 올해 주목할만한 8가지로 자유무역협정, 기후변화 등과 함께 이같은 베이비부머 은퇴를 지목했다.

연구진은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베이비부머 대부분이 은퇴한 후 경제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전체 42.3%는 노후에 취미생활을, 18.8%는 소득창출을 하고 싶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며 “베이비부머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농촌은 인생 2모작을 실행할 공간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정읍 자연건강마을과 임실 치즈마을 등을 사례로 든 채 “귀농 귀촌자들은 생산뿐만 아니라 방과 후 아동생활과 다문화 가정 지원, 마을 복지사업 담당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농촌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강렬히 원하는 취미생활과 소득창출을 겸비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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