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남해화학-동부에 828억 과징금

“비료값이 왜 비싼가 했더니"…‘농민 등친' 비료사 16년간 입찰담합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2.01.16 21:25

농협이 발주한 화학비료 입찰을 담합해온 비료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농협 자회사인 남해화학조차 16년간 동부와 짜고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남해화학, 동부(동부한농·하이텍), 삼성정밀화학, 풍농 등 13개사에 대해 이같은 담합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828억여 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16년 동안 농협의 화학비료 입찰을 담합해온 혐의다.

농협이 최저가로 낙찰자를 선정한다는 점을 이용해 2~10개사 안팎의 경쟁사들이 짝지어 투찰가격과 물량을 사전에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결과 낙찰율은 평균 99%를 넘겼고, 이렇게 납품된 비료는 전국에 유통됐다. 담합 품목은 요소와 염화가리 등 모두 8종으로, 문제의 비료는 국내시장 100%를 점유했다.

이중 남해화학과 동부는 1995년부터 담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과징금 81%는 남해화학(502억여원)과 동부(169억여원)에 부과됐다. 삼성정밀화학 48억여원, 케이지케미칼 41억여원, 풍농 36억여원, 조비 17억여원 등의 순이다.

이들이 짜고 낙찰가를 끌어올린 바람에 최종 소비자인 농민들은 비싼 값을 치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 추가 부담액은 약 1조6,000억 원대로 추정됐다. 공정위는 “담합조사 직후인 지난해 화학비료 판매가는 전년대비 21% 낮아졌고 농민들의 부담액은 그해 만도 1,022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농도 전북 농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농업경영인 전북연합회는 남해화학의 입찰담합을 ‘농민 죽이기’로 규정한 채 17일 시·군 대표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 전북본부에서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이영일 사무처장은 “농민은 농협의 조합원이자 최종 소비자인데 그런 농민을 또 다시 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농협은 앞선 2010년 농약시장을 흐트려온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총 45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바 있다. 지난 5년간(2005~09년) 시중 농약 판매상들이 자신보다 싼값에 농약을 팔지 못하도록 제조사들을 압박해온 혐의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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