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해 말 전주권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무관세 칠레산 M와인 값은 4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2.5% 관세가 붙었던 2008년보다 오히려 23%(8,100원) 비싸졌다. 반짝 할인이후 물가상승을 이유로 유통사가 판매가를 계속 올려왔기 때문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와인 정도는 싼 값에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랐다.<본지 3월15일자 1면, 2면보도 하단링크 참조>

전북발전연구원은 20일자 ‘주요 FTA로 본 한·미FTA가 전라북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대외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FTA는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한·칠레FTA의 가격인하 기대효과는 0.001%에 그쳤다”며 “한·미FTA도 체감적인 물가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는 생산자 중심이던 종전과 달리 소비자 입장에서 FTA를 바라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FTA가 발효되면 수입 물량이 늘면서 값도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이는 유통산업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 효과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려면 유통구조부터 개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지역 내 수입상간 가격담합 등과 같은 부당거래를 근절시킬 행정당국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대안으론 도내 중소 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가 인하를 유도시키는 방법도 제안했다. 중소도매물류센터 규모화와 토종 프랜차이즈산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 펀드 지원 등이다. 농축산물의 경우 도내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 유통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밖에도 “한·칠레와 한·EU, 한·미FTA 등이 줄지어 발효되면서 앞으론 해외자본의 도내 서비스 분야 진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경우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독과점이 우려되는만큼 그 대비책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앞서 연구진은 도내 생산자 측면에선 한·미FTA 최대 수혜주로 자동차, 반대로 집중 타격받게 될 산업은 축산업을 꼽은바 있다. 이중 자동차산업은 부품소재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연평균 1,791억 원대의 생산액 증가, 반면 농축산업은 축산물을 중심으로 연평균 842억 원대에 달하는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