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큐레이터 /크리스 후지와라

“고전 영화에서 현대 영화로 넘어가는 경계에 놓인 영화들을 살펴보면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에 관해 깊이 있게 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고 싶었습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신설 프로그램인 ‘게스트 큐레이터’에 게스트 큐레이터로 선정된 크리스 후지와라씨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일 주제로 ‘파열:고전영화의 붕괴’를 선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게스트 큐레이터’는 매년 게스트 큐레이터로 선정된 한 명의 영화인(영화 평론가 혹은 감독)이 그들의 관심과 관점에 따라 설정된 특별한 주제 아래 총 8~10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제 기간 게스트 큐레이터는 영화 상영 후 마련한 시네토크를 통해 관객들에게 영화에 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연 및 해설의 시간을 갖는다.

올해의 게스트 큐레이터 크리스 후지와라씨는 2일 ‘낯선 곳에서의 2주’ 상영 후 관객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일관성을 지닌 고전영화에서 파편적인 현대영화로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단층선과 장애들을 추적하고자 했다”며 “고전 영화의 붕괴 현상이 급격하게 드러나는 1962년~1973년 사이 영화 9편을 선정, 상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지 못하는 내러티브, 분열된 정체성에 관한 탐구, 줌 렌즈, 점프 컷 등 고전 영화의 붕괴 양상은 당시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났다”며 “낯선 곳에서의 2주도 고전영화가 붕괴돼 가고 있는 시점에 이를 소재로 작업한 영화로써 개인 영화와 스튜디오 영화, 고전영화와 탈고전 영화 사이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그 과정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후지와라씨는?

국제영화비평가협회에서 펴내는 저널 ‘언더커런트’의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로 제리 루이스, 오토 프레민저, 자크 투르뇌르 등 영화 감독들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도쿄 대학, 예일 대학,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 등 세계 여러 학교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 현재는 에딘버러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아론 기자 aro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