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적과의 동침

기사 작성: 김영원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홍보과장 - 2012.08.15 19:50

‘적과의 동침’이라, 1991년 제작된 조셉 루벤 감독의 영화에서 학대하는 남편의 마수를 벗어나던 줄리아 로버츠(새러 월터스 역)의 멋진 모습이 새롭다. 지난해 선보인 박건용 감독의 ‘적과의 동침’도 남북 이념을 넘어 훈훈한 인간애가 그만이었다. 장수군이 9월 21일부터 마련하는 ‘적(赤)과의 동침’이 불러온 기억 한 토막은 성격이야 다르지만 색깔 있는 하룻밤으로 초대하기에 충분하다.

장수군이 제6회 장수 한우랑사과랑 축제 이벤트중 하나로 참가자를 모집(www.jangsufestival.com) 중인 1박2일 체험 프로그램 ‘적과의 동침’은 벌써 4회를 맞는다. 한우·사과·오미자·토마토 등 특화된 붉은 농산물에서 이미지를 차용했으니 말하자면 컬러마케팅의 일환이다. 거기다 주논개의 정열까지 더했다니 붉은 색이 주는 의미는 쾌 특별한 셈이다.

장수사과와 장수한우는 장수군이 적잖은 세월동안 만들어낸 명품중 명품이다. 장수사과는 고랭지라는 지역특성을 살려 특화했고, 장수한우의 경우 농산물품질검사소에서 국내 최초 품질인증을 획득했을 만큼 최고를 자랑한다. 그렇다 해도 경쟁이 치열해진 농산물 시장에서 설자리를 찾기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정보가 공개된 세상에서 질 좋은 농산물 만들기는 이미 대세가 아니다. 도리어 어떻게 하면 잘 팔 것인가가 관건이 됐다. 유통이 그 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으며, 지역마다 특화된 축제 마케팅도 시대변화를 반영한 트렌드나 한가지다. 사실상 농산물 판매를 위한 관광콘텐츠에서 시작된 축제 마케팅이 도시 이미지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매개가 되기도 했다.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로….” 이상화 시인이 권유하는 침실이 정녕 대수겠는가. 돔형텐트에서 누리는 ‘적과의 동침’…. 당장 신청해야겠다.

/김영원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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