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년08월12일 19:18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IMG-LOGO

“협동조합, 지역순환경제 구축하는 주체로 받아들여야”

전북 협동조합 어디까지 왔나? <5>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지난달 3일 전북발전연구원에서 열린 협동조합국제컨퍼런스가 관련 전북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럼으로 진행됐다.

전북도가 협동조합 모델 발굴에 나섰다. 전북도는 11월 19~12월 14일까지 ‘전북형 협동조합 모델’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맞춰 우수한 협동조합 사업 소재 발굴을 위한 것이다. 생산자, 소비자, 직원과 다중 이해 관계자, 사회적협동조합 등 5개 분야에 걸쳐 10개사(개인)를 선정할 계획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 출현이 예상된다. 새로운 환경 아래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때다. 협동조합을 지역순환경제를 구축하는 주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발전연구원 황영모 박사의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농촌사회의 대응 과제’라는 심포지엄 자료를 중심으로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편집자 주>

 

 

 

▲ 전북발전연구원 황영모 박사

 



전북은 흔히 말하는 농도다. 농업 관련 산업 비중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전북경제에는 부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저 생계비로 생활하는 농촌인구는 18.2%로 도시(8.5%)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또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경제적 낙후는 농촌인구 감소와 함께 공동체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10년간 도시학교는 22.7% 증가한 반면 농촌은 5.5% 문을 닫았다. 또 전체 농촌마을의 8.5%는 20가구 미만 과소화 마을로 전락했다. 교육·문화 여가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는 불균형이 수 십년 간 누적되면서 농촌은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멀지 않아 농촌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완주군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사업은 이러한 위기감에 대한 반작용이다. 농어촌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마을만들기, 로컬푸드, 커뮤니티비지니스, 지역자활공동체, 지역아동센터, 농촌교육운동 등이다. 이들은 앞서 살펴봤듯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조직·운영되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에 적합한 여건을 갖춘 셈이다.

지역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자본의 역외유출이다. 지역에서 형성된 자본이 재투자 되지 못한 채 유출되는 바람에 지역경제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역 내 총생산액의 17.4%에 해당하는 6조원 가량이 유출되고 있다. 지역이 가난한 것은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외부 유출을 줄이는 대신 지역사회로 재투자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바탕을 둔 풀뿌리 기업과 같은 경제활동 조직을 선순환 경제구조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풀뿌리 기업의 대표적 형태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지역주민에 의해 소유되고 운영되기에 열악한 지역경제를 보완할 대안으로 기대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지역주민) 출자로 설립되며, 또 조합원에 의해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한다. 결국 협동조합은 지역주민의 출자와 이용, 민주적 참여에 의한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협동조합은 △독점적 시장에 대항한 새로운 시장 창출 △지역사회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통합 등 장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협동조합에게 불리한 환경을 개선해 유리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시민사회가 주도가 되어 협동조합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방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는 협동조합 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동조합 활동과 생존에 필요한 자금, 인적자원, 기술,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비용을 절감시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더 큰 시장에 공동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외부 영리조직에 의해 쉽게 붕괴될 수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은 조직화가 관건이다.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연대해 독자적인 생산·소비·노동시장을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해 협동조합 복합체 모델이 요구된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이탈리아 트렌티노 협동조합 복합체, 캐나다 퀘벡 연대협동조합이 좋은 사례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따라 협동조합 간 경쟁도 예상된다. 소비자협동조합과 생산자협동조합 간 이익 대립은 물론 전국 단위 협동조합이 대형화되면서 지역 단위 협동조합과 대립할 수 있다. 이 경우 갈등은 필연적이다.

협동조합의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 퀘벡도 200년 전부터 다양한 협동조합이 출현하면서 다양한 역기능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협동조합의 제7원칙으로 채택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도내에서 협동조합 방식으로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조직은 약 3,792개소로 추정된다. 사회적기업 108개소, 자활공동체 22개소, 마을회사 38개소, 향토산업 및 지역농업클러스터 32개소, 농촌마을사업단 366개소, 농어업생산자조직 2,486개소, 비영리민간단체 699개소, 사업자조직 41개소 등이다.

이들은 자활, 돌봄, 인쇄, 제과, 로컬푸드, 공연, 전시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황영모 박사는 지역통합형 경제활동 조직화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마을기업, 커뮤니티비지니스, 사회적기업 등 협동조합 방식과 절차를 바탕으로 연계한 지역순환경제 전략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완주군은 중간 지원조직인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영역과 공적영역을 적절하게 연계·활용하고 있다. 완주군 사례는 농촌사회에서 지역통합 경제활동 조직화 전략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임병식 기자 montlin@sjbnews.com



□문철상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인터뷰

 



문철상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성공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신뢰할 수 있는 정신적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페인 몬드라곤협동조합의 호세 마리아 신부, 캐나다 안티고니쉬협동조합의 코디 신부에 힘입어 이들 협동조합은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한국 신협운동 역시 다르지 않다.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와 장대익 신부는 정신적 지도자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전북 또한 지정환 신부와 김재덕 주교,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가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지도자로 알려진다. 국내 협동조합운동의 성지로 익숙한 강원도 원주도 장일순 선생과 지학순 주교, 무위당 만인회 김영주 대표 등 뛰어난 정신적 지도자를 중심으로 협동조합 기운을 싹 틔웠고 뿌리 내렸다.

지속 가능한 공동사업 발굴도 필수 요건이다. 문 이사장은 협동조합 활성화 가능성이 높은 10대 분야로 △영세상인 및 소상공인 △자활공동체, 돌봄사업 등 저소득 취약계층 △방문교사, 택시기사 등 특수 고용직 노동자 △초기 자본 동원이 어려운 소규모 청년 창업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낙후 지역 주민 △장애인 등 한계 노동자들의 노동 통합 △공공성 강화가 요구되는 보건의료, 공동 육아 △탈 시장화를 시도하는 주택, 에너지 △문화 예술 여행 스포츠 등 여가활동 △생산자 소비자가 결합한 로컬푸드와 도농 교류를 꼽았다.

이러한 사례로써 취약계층 자립을 지원하는 전주 (사)더불어사는사람들,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부안시민발전소, 아파트주민들이 마트를 공동운영하는 익산 나눔마트,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을 들었다. 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조합원도 협동조합 성공의 핵심 요소다. 전주대건신협은 전주전동성당 신도들이, 진안군청신협은 진안군 공무원들이, 전주 개인택시신협은 개인택시기사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거노인의 생활을 지원하는 김제 한울타리행복의집, 노인일자리를 제공하는 전주 한옥마을 천년누리봄, 그리고 강원도 원주 노인생활협동조합 등은 믿을 수 있는 조합원들끼리 힘을 합한 좋은 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교육을 들고 있다. 협동조합은 영리기업이 아니지만 자선단체 또한 아니라는 점에서 교육은 중요하다. 소비자(조합원) 욕구를 외면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욕구에 부응하되, 조합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충성도 제고, 생산과 소비를 함께하는 조합원 역할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임병식 기자 montlin@sjbnews.com

 

새전북 만평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