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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상수 하수
2012년 12월 18일 (화) 류경호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APSUN@sjbnews.com
   
 
   
 
 
무대용어 가운데 상수(上手)와 하수(下手)가 지금도 쓰인다. 이 용어는 개화기 일본에서 들여온 서구식 무대공간과 연극에서 사용되던 말로 현재도 통용되고 있다. 이 말은 오른쪽. 즉 객석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을 상수라 하고, 왼쪽을 하수라 한다. 다시 말해 연출자가 보는 무대 오른쪽을 상수라 한다. 그러면 객석을 향하는 배우와 반대 개념이지만 소통에 있어서 혼란이 없다. 이 말은 예로부터 중책을 맡은 정부 관료의 경우에서도 살필 수 있다. 바로 좌의정과 우의정이 그렇다. 또 주먹세계나 어떤 조직에서 중요한 인물은 ‘오른 팔’이라거나 두 번째 세 번째를 이르기도 한다. 게임이나 무림계에서도 그 쓰인다. 이를테면 바둑을 잘 두거나 나보다 수를 잘 쓰는 사람을 ‘고수’ 또는 ‘상수’라고 한다.

상수와 하수라는 개념은 우리 일상에서 수 없이 만나는 말인데 이는 인류 역사상 오른손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것을 알게 모르게 일반적인 용어로 ‘안착’된 예이다. 특히 일상에서 오른쪽 문화의 대표적인 경우는 교통문화와 출입문에서도 발견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예로부터 글을 쓰는 것은 오른손잡이 중심이다. 신문도 우측에서 좌측으로 읽어가던 것을 근래에 이르러 좌측에서 우측으로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한다. 미켈란젤로는 왼손잡이였는데 모든 것이 오른손 중심인 것이 싫어서 글자를 뒤집어썼다고 한다. 이를 거울에 비춰보면 바로 읽을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만큼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일상적 잠재 속에 우측에 더 중심을 두고 살아왔다는 예기다.

무대공간이나 연극에서도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우측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의 하나일 것이다. 정치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간직한 사상계를 좌익이라 칭하고 보수적 성향을 우익이라 한다. 현대는 복합적인 세상이다. 당양한 성향의 인간중심,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정보의 바다에서 좀 더 균형적인 시각과 문화적 발전을 요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제도적 변화를 구하며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지속되는 세상을 지양해야 한다.



류경호/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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