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년08월11일 18:41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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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버스커의 천국, 전주를 꿈꾸다

판소리 버스커의 천국, 전주를 꿈꾸다



날이 풀리자,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빈도수가 잦아진다. 아이 손 잡고 가볼만 한 곳이 많지 않은 상황에 그래도 먼저 생각나는 곳은 전주시 교동. 전동성당 휘휘 돌고 북새통 칼국수 좀 먹어주고 느린 걸음으로 골목들을 누빈다. 조금 지칠 무렵, 이젠 명물이 된 호두과자 웨이팅 리스트에 끼어 오가는 사람들을 멀거니 바라보노라니, 저 많은 사람들이 이 곳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어갈까 다소 걱정스럽다.

야심차게 들어선 크고 작은 공방들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고, 한옥마을 통털어 밥집과 찻집을 빼면 동면중인 듯 조용하다. 타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으면 한옥마을에 대한 인상은 나쁘지 않다. 한번쯤 다녀갈 만 하다는 것.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주차난, 숙박의 어려움까지 거론치 않아도 한옥마을은 늘 여행목적지이기 보다는 스쳐가는 곳으로서의 인상이 짙다. ‘소소한 여행’ ‘전주당일치기여행’ ‘둘러보기 좋은 곳’ 등의 수식어가 붙어있는 여행지 전주한옥마을을 살아 꿈틀거리는 여행지로 변모시키는 것, 불가능할까?

엉뚱한 상상일지는 모르겠으나, 판소리 버스킹(Busking:거리연주)이 흘러넘치는 한옥마을은 어떨까. 돗자리 깔고 고수와 창자가 호흡을 맞추는 클래시컬한 버스킹부터, 기타반주에 얹혀진 라이트한 버스킹에 국악과 양악의 절묘한 퓨전버스킹, 비보이와 소리꾼이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역동적인 버스킹까지...

물론 한옥마을을 돌다보면 이곳저곳에서 국악공연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삼아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나마도 어려워 어쩐지 멀게만 느껴진다. 한옥마을이 전주에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굳이 발품팔아 전주를 찾는 이들에게 이젠 언제 와도 ‘전주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려울 것도 없다. 전주의 명물인 판소리를 시대의 코드에 맞도록 재해석해내는 다채로운 공연들을 거리에 배치하는 것이다. 걷다가 문득 멈춰서서 박수를 보내게 되는 ‘전주스타일’의 판소리 버스킹. 요원한 풍경일지 모르겠지만, 전국의 버스커들이 명품여행지 한옥마을 거리공연을 탐하는 날을 꿈꿔본다.

/박지명 전북원음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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