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축제의 계절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13.05.07 20:08

축제의 계절

역시 오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유난히도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움츠렸던 심신을 충전하기에 좋은 때가 왔다. 산과 들에는 꽃이 피고 나들이객들이 붐비는 우리 지역은 온통 축제 현장이다. 남원의 춘향제를 비롯하여 전주의 한지문화축제, 그리고 전주 국제영화제까지 다양한 장르의 축제가 개최되었다. 앞으로 익산에서는 서동축제가 개막을 앞두고 있고, 김제시에서는 보리밭 축제가, 진안군은 꽃잔디 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또 정읍은 동학농민혁명기념제를 준비하고 있다. 그야말로 일상생활이 축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 또는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력을 주는 사건이나 시기를 기념하여 의식 행위를 의미하는 축제 'festival'은 'festivali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또 축제는 강력한 사회통합력을 지니며 성스러운 존재나 힘과 만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학자들은 축제를 공격성과 즉흥성, 인간 본능을 억압하는 것의 폐기, 민중 해방을 향한 문화로 보기도 한다. 예로부터 전제정치의 통치 수단으로 활용해 온 축제는 억눌린 민중의 욕망을 분출하는 해방구 역할을 했다. 인간의 잠재된 유희적 본능을 일깨우고 억눌린 감정의 분출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온 다양한 축제가 현대사회를 아우르는 정신문화의 발전을 기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을 뒤흔들 수 있고, 위정자들의 낯세우기 현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저예산 우수 축제가 있는 반면에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에 눈살을 찌푸리는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축제는 주민이 주인이자 참가자인 동시에 한바탕 놀이이자 지역 주민들의 잔치여야 한다. 축제는 관광자원의 개발로 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가정의 달 오월은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축제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류경호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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