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발전연구원 끝없는 정체성 논란

정책연구-사업발굴등원장바뀔때마다혼돈겪어 연구원들“본래 기능 상실-도정 하부 전락" 불만도

기사 작성: 임병식 기자 - 2013.05.22 18:52

전북발전연구원은 도내 유일의 씽크탱크다. 연구원은 전북도와 함께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연구와 함께 지역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주요 업무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설립 이후 적지 않은 가시적 성과를 올렸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논리를 제공하며 씽크탱크로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북발전연구원은 원장이 바뀔 때마다 끊임 없는 정체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현 김경섭 원장 취임(2012년 4월) 이후 연구원은 역동적으로 변화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한쪽에서는 전북도 산하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자괴감이 연구원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다. 정책 기능은 위축된 채 국가 예산 확보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는 하부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발전연구원은 에그로 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연구, 내륙 첨단산업벨트 기초연구, 복합소재 연구단지 조성, 동부권 발전계획, 말산업 육성 발전계획, 중국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와 전라북도 대응 등 46건의 정책 과제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업 발굴 및 예산 확보를 위한 논리를 제공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도 연구원은 18대 여야 대선 공약에 반영된 동부권 휴양·힐링거점조성을 비롯해 60건의 정책연구 과제를 수행 중이다. 여기에 전라북도 동부권 신성장 동력사업 육성 발굴 방안, 전라북도 관광특구 활성화 방안, 남북2축 도로와 새만금~군산 철도 동시 추진을 통한 건설비용 절감 연구 등 6건의 새정부 업무보고 대응 정책과제가 추가됐다.

연구원들은 지역에 대한 이해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연구는 줄어든 대신 중앙부처를 상대로 예산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 발굴 및 논리 발굴에 편중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책연구와 사업발굴 연구를 적절하게 배분해야 함에도 지나치게 사업 중심 연구로 편중되는 바람에 연구원 본래 기능을 수행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적 인식이다.

연구원의 기능 변화에 따라 기획재정부 예산편성 방침이나 중기 재정계획, 타 시도 예산서를 토대로 분석한 뒤 사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활발하다. 이에 힘입어 이전에는 현실에 맞지 않는 아이디어 제공 수준에 그쳐 연구 과제가 사장되기 일쑤였지만 실질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균형이 깨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전북도 시각은 다르다. 전북도 관계자는 “변화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불만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연구원의 실용주의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대구·경북·광주지역 연구원에는 사업발굴팀이 독립 부서로 설치돼 있다. 또한 중앙부처 예산 작업 때 연구원들이 동행해 사업 논리를 제공하거나 당위성을 직접 설명하는 등 일상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들은 일상적인 업무나 보고서 작성 때문에 사업 발굴에 한계가 있다. 대신 연구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외부 수탁 과제 비중은 줄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전북발전연구원이 연구원 인력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국책사업발굴단을 구성해 운영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처럼 연구원 기능을 놓고 일선 연구원과 전북도 시각 차이가 확연히 맞서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전북발전연구원 연구 인력은 25명으로 수행 과제에 비춰볼 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 연간 예산은 58억원(도비 40억원) 수준이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많이 보는 기사

전북발전연구원 끝없는 정체성 논란

새전북 만평

전주남 로타리클럽 제39대 강신무 회장 취임

장수소방서, 119폭염 구급대 본격 운영

국가유산청·완주군의 국가유산활용사업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