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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서 중심으로' 전북시계추 빨라진다

소외 딛고 '서해안 시대 개막' 반등 호기…신재생-탄소산업으로 체질개선

기사 작성:  임병식 기자 - 2013.10.24 14:55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북이 변방으로 밀려난 것은 산업화 시대를 지나면서부터다. 농업자본을 근간으로 하는 전북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를 거듭했다. 여기에 영남 출신 정치인들의 집권과,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쇠락은 가속화됐다. 인구 변화는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우리나라 인구는 1960년 2천499만명에서 2013년 5천103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북인구는 240만명에서 187만명으로 22% 감소했다. 또 2013년 기준 수도권 2천519만명, 경부축 도시권(대전 대구 울산 부산 경북 경남) 1천473명 등 수도권과 경부축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8.2%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수도권과 경부축에 집중됐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웃한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사이에 끼어 전북은 한층 위축됐다. 광역단위 행정기관과 금융기관은 죄다 광주에 집중됐다. 전북은 호남 내에서도 고립된 섬이다. 열악한 교육 여건과 사회인프라는 인구 유출을 가속화 시켰다. 최근 통계는 호남권 인구가 조선 정조 이후 처음으로 충청권에 역전됐다고 발표했다. 충청권 정치인들은 “이제는 영호남이 아니라 영충호로 불러야 한다”며 의석수 조정을 주장한다. 이대로라면 전북은 의석수 감소와 함께 정치력 발언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경제지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전북발전연구원 김재구 박사는 “지난 50년동안 수도권, 경부축 중심의 성장거점 전략 때문에 소외됐던 전북이 반등 기회를 맞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서해안 시대가 개막됐고, 그 중심에 새만금이 있다”면서 “고정관념을 깨고 긍정적·적극적인 생각으로 달라진 지역 여건을 활용해 국가 및 지역발전을 선도할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함께 G2로 올라선 중국의 위상 변화는 전북에게는 기회다. 중국은 이미 2004년 이후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액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매년 연평균 20.5%씩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환황해경제권에서 전북의 위상 변화도 자연스럽다. 그 가운데서도 새만금이란 백지상태의 땅을 보유한 전북은 중심축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새만금은 더 이상 전북 사업이 아니다. 한국경제를 한단계 도약시킬 국책사업이다”면서 인식 전환과 함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업 유치에 힘입어 전북의 산업지도가 개편되고, 고도화되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2006년 이후 전북은 매년 100개씩 모두 715개사를 유치했다. 전북발전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당시 전북의 농림어업 비중은 10.1%, 광공업은 23.3%였다. 4년여가 흐른 2011년 농림어업은 9.6%로 줄어든 반면 광공업은 30.6%로 확대됐다. 농어업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반증이다. 제조업 내에서 고도화도 활발하다. 1985년 전북은 음식료 의복 신발 등 생활관련형 경공업 비중이 74.3%를 차지한 반면 기계장비 자동차 등 가공조립형은 3.2%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1년 현재 생활관련형 산업은 15.3%로 5배 가까이 축소된 반면 가공조립형은 42.7%로 무려 13배 확대됐다.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 체질이 개선된 것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소재 산업,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 농업생명산업 수도, 한류문화 중심도시 등 전북발전에 필요한 밑그림도 서서히 완성되고 있다.

전북발전연구원 김경섭 원장은 “시대적 흐름과 지리적 여건이 전북이 발전하기 좋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위축된 마음을 털어내고 자신감을 갖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지방권력 변화를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대거 포진함으로써 생동감을 불어넣고 지역발전을 선도할 것이란 기대다. 이미 김완주 지사의 3선 출마가 불투명하고, 기초단체장 가운데 4~5개 지역이 수사선상에 올라 자의든 타의든 전면적인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안철수 신당 출현은 그동안 독과점에 익숙했던 민주당에게는 신선한 자극제다. 경쟁을 통한 양질의 정치인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전북도당위원장은 “정치변화와 지역발전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경쟁을 통해 민주당에게도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정치환경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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