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청운사의 백련

기사 작성: 이종근 문화교육부장 - 2014.07.06 19:15

‘청백(靑白)하다’. 하소백련 연꽃밭을 바라보면 드는 첫 느낌이다. 청색과 백색의 조화.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조성된 연꽃밭은 인간 세상에 구현된 극락을 닮았다. 하소백련지(蝦沼白蓮池)는 김제시 청하면 대청리에 있다. 논두렁에 펼쳐진 연못의 넓이는 약 3만평. 전국 최대의 백련 서식지로 이름난 곳이다. 건듯 바람이 분다. 연잎이 살랑거리며 춤을 춘다. 그러자 연꽃도 좋다며 수줍게 웃는다. 말 그대로 하얀 미소랄까?

하소백련지가 있는 곳에 지리한 청운사는 김제만경의 들판 가운데 있어서 주변 경치가 수려하지도 않고 전각들의 규모가 큰 것도 또 거대한 불상이 있는 것도 아닌, 자그마한 규모의 사찰로, 최근에 대규모의 백련지를 조성, 6월말쯤 백련이 피기 시작하면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이 연못의 조성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새벽 기도를 마친 도원스님이 잠깐 잠이 들었는데, 청운사 대웅전 위에서 하얀 옷을 입은 백옥의 여인이 흰 연꽃 한 송이를 스님께 주어 그 꽃을 받아들자 온통 주위가 백련으로 가득찬 연못으로 변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백련을 찾았으나 꿈이었다. 그 며칠 후 백련의 인연이 닿아 백련 8뿌리를 하소백련지에 심었다. 그러자 홍련에 비해 번식이 까다로운 백련인데도 신기할 정도로 많이 번식해 지금은 전국 최대의 백련지가 되었다.

해마다 6월~7월쯤이면 이곳에서 하소백련축제를 개최, 소망기원 돌탑쌓기, 퍼포먼스, 살풀이, 연꽃사진전, 백련차 시음회 등이 준비되어 아늑한 산사에서 운치있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연꽃은 저녁이면 오무라들고 아침이면 피어난다는데, 중국 문학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등장한다는 '운이'는 작은 주머니에 녹차를 조금 싸 저녁이면 화심에 놓아두었다가 다음 날 꺼내 연꽃차를 끓여 남편에게 주었는데, 그 향이 특히 좋았단다. 향만 좋았을까! 요즘 여인들도 그런 사랑과 정성을 배워봄이 어떨런지, 긴 장마와 무더위에 지쳤을 때, 진한 녹색잎 사이에 예쁘게 고개를 들고 올라오은 하소백련을 만나러 감은 어떨런지. ‘제13회 하소백련축제’가 11일 개막, 8월 중순까지 이곳에서 추억을 선사한다/이종근 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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