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발연-동학기념재단운영비 '싹둑'

도의회 예결특위, 도-교육청 예산안 확정…세계순례대회 전액 삭감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4.12.14 21:42

불교계 불참으로 반쪽짜리가 된 세계순례대회 행사비가 전액 삭감됐다. 경영부실 논란에 휘말린 전북발전연구원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운영비는 반토막 났고, 법정부담금 미납 논란에 휩싸인 사립 중·고등학교 교육환경 개선사업비도 대폭 삭감됐다.

전북도의회 예산결산특위(위원장 김종철)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2015년도 전북도 및 도교육청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자정께 예결위를 통과한 두 기관의 새해 살림살이는 각각 5조1,367억원과 2조6,317억 원대로 확정됐다.

이 가운데 전북도청 사업은 모두 99건에 총 87억여원이 삭감됐다. 세계순례대회 개최비를 비롯해 익산 글로벌교류센터와 고창 바지락생산연구센터 설립비 등 26건은 통째로 가위질 당했다. 순례대회는 4대 종단 중 불교계가 빠지면서 종교화합이란 본 취지가 무색해져, 익산과 고창지역 신규 기관 설립비는 중복투자 우려 등 필요성이 의문시된 까닭이다.

이밖에 카카오스토리와 인스타그램 운영비, 도정백서와 정부3.0 홍보물 제작비, 사회복지공무원 힐링캠프 운영비와 전통문화홍보용 대형 스크린 구매비 등도 과도한 도정홍보 논란속에 전액 날아갔다. 방만한 경영과 연구성과 미흡 등의 논란을 일으켜온 전북발전연구원 운영비는 3분의1 삭감됐고, 동학 2주갑(120주년)을 무색케 이렇다할 사업이 없는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민간위탁 운영비는 반토막 났다.

반대로 사전 투융자 심사조차 안 받고 밀어붙인 세계소리축제와 전국무용제, 도민체전과 태권도문화엑스포 등 문화체육행사 7건은 구사일생했다. “앞으론 법령을 잘 준수하겠다는 전제조건을 깔았다”는 예결위측의 설명이다.

한편 도교육청 사업은 모두 25건에 총 370억원이 삭감됐다. 지원중단 파문을 일으킨 도교육청이 뒤늦게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를 편성하면서 당초 800억원대에 달했던 삭감액은 그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문제의 누리과정 지원금은 약 3개월분(202억원)에 불과해 내년 초봄 또 한차례 파문을 예고했다.

해마다 법정부담금 미납 논란이 불거져온 사립 중·고교에 대한 지원금도 대폭 삭감됐다. 이중 18억원대의 사립 중학교 교육환경개선비는 전액 짤렸고, 25억원대의 사립 고등학교 특수교육환경개선비는 10분의 1만 살아남았다. 현재 법정부담금은 한 푼도 안 내면서 공적자금만 지원받아 운영하는 사립 중·고교는 전체 117개교 중 11개교에 이른다.

매년 불용액이 넘쳐나는 교직원 인건비도 290억원 삭감됐다. 예결위원들은 “누리과정을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하다면서도 교직원 인건비만큼은 넉넉하게 편성해온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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