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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군금고 패권싸움 점입가경

전북 중원(中原) 금융 무림(武林)의 시군금고 패권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 이다.

시군금고는 시와 군 현금출납기관으로 각 지역 곳간 역할을 한다. 정파들은 안정적 수익원 확보와 운용수익, 대외홍보 등을 위해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통상 고을 금고선정위원회는 주요경영 지표(자기자본비율, 지역기여도, 협력사업 실태) 등 정파의 능력을 따져 금고선정을 결정한다.

중원 금융 무림의 시군금고 패권은 전통적으로 농협파(派)가 차지하고 있다. 농도임을 자처하는 중원에서 농민사업을 위해 탄생한 농협파는 백성들에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중원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전북은행파에 활약도 만만치 않다. 전북은행파는 신공을 발휘, 남방지역 금융 무림 패자를 자처하며 이들보다 더 큰 세력을 가진 광주은행파를 단숨에 제압하고 흡수한 것이다. 과거 1969년 2억 원이 없어 탄생여부조차 불분명해 중원 백성들이 ‘1인1주’ 갖기 운동으로 생명을 불어넣어준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현재 중원 14개 고을 금고 중 12곳을 농협파가 2곳을 전북은행파가 차지해 무림을 양분하고 있다. 또 일반회계 이외 특별회계 등을 담당하는 2금고는 전북은행파가 10곳, 농협파가 2곳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금고차지 싸움은 아비규환이었다.

첫 이변은 부안에서 일어났다. 중원에 북방 서울에서 세력을 키워온 국민은행파가 지난해 10월29일 전북은행파를 밀어내고 부안 2금고를 차지한 것이다. 북방을 떠돌던 국민은행파는 중원 진출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

다음 격전지는 정읍이었다. 전북은행파가 감추고 있던 발톱을 드러내며 30년 이상 군림하던 농협파를 밀어내고 1금고를 차지한 것이다. 불시초식에 공격당한 농협파는 인정할 수 없다며 '금고계약체결 금지 가처분신청'을 시전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가장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는 곳은 완주다. 전통강호는 역시 농협파지만 2007년 이후는 끊임없는 내공싸움이 이어졌다. 2006년 이전은 농협파가 2007~2010년은 전북은행파, 2011~2012년 농협파, 2013~2014년 전북은행파가 차지. 지난해 12월에는 농협파가 ‘협력기금 2년간 20억원’ 무공을 일장 휘둘러 1금고를 차지했다. 한시도 잠잠하지 않는 이곳 금고싸움에 일부 백성들은 양 정파 무공보다 완주 고을 수령의 수완이 빛을 발한다며 칭송했다.

옛말에 이르기를 양호불립(兩虎不立)이라 했다. 한 산에 두 호랑이는 살 수 없는 법. 금융 무림을 양분한 두 패자가 벌이는 백척간두(百尺竿頭) 승부를 강호 백성은 넋을 놓고 지켜볼 뿐이다.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