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전주생태동물원으로 바꿔봅시다
[메아리] 전주생태동물원으로 바꿔봅시다
  • 박정희 녹색당 전북공동운영위원장
  • 승인 2015.05.31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동물원은 1978년 6월에 개원하였다. 당시 어린 나에게 전주동물원은 먼 나라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늘 설레는 장소였고, 동물방문은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행복이었다. 지금도 그 때 그 감정들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나선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마음이 불편해져 가지 않았다.



다시 동물원을 찾은 것은 1997년 어린 딸과 함께 미국 노스캐롤나이나 동물원이었다. 그곳은 너무 달랐다.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동물원이 아니었다. 동물원이면 당연히 있어야하는 사자도 호랑이도 곰도 없었다. 사람들이 동물을 보기위한 동선(길)은 한정되어 있었고, 동물들과 만나는 공간도 사람보다는 동물들 사생활 보호 위주의 공간이었다.



코끼리사는 너무 넓어 망원경으로 봐도 도대체 어디에 코끼리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밤에 활동하는 동물들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으면 잠자고 있는 것이니 동물들을 위해 조용히 해달라는 푯말은 한국인인 나에게는 낯설어도 너무 낯설었고 부러웠다.







‘동물원’이란 말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지만 그것은 사람의 입장에서만 그렇다. 평생을 동물원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들에게는 큰 고통과 슬픔의 공간이다.



간단히 전주동물원에 대해 설명하자면, 총면적은 126천㎡(38,115평)이다. 그 공간에는 현재 22개의 전시동(14,711㎡)이 있고 105여종(46종의 포유류, 47종의 조류, 3종의 파충류, 9종의 어류)의 약 630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드림랜드놀이공원, 휴게소, 매직하우스가 있다. 이 가운데 드림랜드 시설은 동물원 직영이 아닌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육장이 동물들이 생활하기엔 너무나 협소하고 동물들의 자연스런 습성이나 행동을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콘크리트 위주의 사육장 바닥은 관리하기에는 편리하겠지만 동물들에겐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흙바닥의 실외 사육장도 동물들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풀이나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며, 이에 따라 토양 유실이나 침식이 매우 심하여 황량하고 메마른 사육환경을 만든다. 실내 사육장의 대부분이 매우 지저분하며 환기가 되지 않아 악취가 발생한다.



이처럼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열악하고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은 활동성이 매우 저하되어 있으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



동물들이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받고 있다는 것은 각 동물이 보여주는 특정한 행동 방식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무엇인가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 전형적인 이상행동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물들의 아픔과 고통에 안타까워하기보다는 아름답지 못한 유희 욕구를 먼저 분출한다. 짓궂은 유희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관람객에 의한 무분별한 먹이주기는 동물들에게 질병뿐만 아니라 심하게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등 치명적인 결과까지 유발한다. 사람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물을 보고 싶어 하고 동물과 상호작용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 아픈 그들에게 행복하게 움직여보라고 고함치기 일쑤다. 보다 건전한 방향에서 우리의 욕구를 해소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야 하며,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안내자가 있어야 한다.



동물과 생태계에 관심 많은 시민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이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한다면 많은 재원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동물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관람객들은 더욱 만족스럽게 동물원을 찾을 수 있다. - 다행히 6월 3일부터 전북환경운동연합에서 시민을 대상으로한 동물원해설사 교육이 진행된다.



동물원의 대표적인 기능 중 연구와 보전 기능도 전주동물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외국 동물원의 경우, 야생동물 연구와 보전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요 기능이며 실제 멸종위기에 처한 여러 야생동물을 연구하고 이를 자연생태계로 복원시키는 일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루 속히 전주동물원도 우리나라의 토종 야생동물을 체계적으로 사육하고 연구하며 증식시켜 자연생태계의 복원에 기여해야 한다.



생태동물원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식으로 다량의 동물들을 보유하는 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 동물들이 받고 있는 엄청난 고통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동물의 반입이나 숫자 증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하며 오히려 동물의 종수 및 개체수를 줄여서 각각의 동물들에게 최대한의 생태적인 환경과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



전주동물원은 전주시가 관리책임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시민들이 주인이라는 이야기이다. 전주동물원의 주인인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동물원이 생태적으로 개선된다면 그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동물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며 시민들은 기쁜 마음으로 동물원을 찾고 야생동물과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우리 인간이 정말로 저들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가? 우리가 이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며 마음대로 모든 생명을 다룰 권리가 있는가? 라는 질문 말이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통해 동물들의 고통이 우리 공동체의 고통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나아가 동물들이 당하는 상당한 고통이 덜해질수록 우리공동체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한다. 이런 맥락에서 전주동물원도 시민들의 노력으로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해야한다. 그 혁명적인 탈바꿈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되었다.



생태동물원으로의 변화가, 동물원 동물들에 대한 배려가 우리 자신과 아이들을 위한 것임을 모두가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해본다. 그래서 전주동물원을 방문하는 모든 아이들이 단순히 동물들의 생태를 배우고 생물다양성의 중요함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다른 동물과의 공존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그 공존을 위해 행동해야겠다는 결심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녹색당 전북공동운영위원장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