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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속 현판 이름 찾아볼까

전주 한옥마을 현판-주련 해설집 '집에도 이름이 있다’
천년 고도 전주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언제나 묵향으로 넘쳐난다. 전주 교동 남천교 위에 세워진 청연루(晴烟樓). 이는 완산팔경 가운데 하나가 ‘한벽청연(寒碧晴煙, 승암산 기슭 한벽방과 전주천을 휘감고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에서 비롯, ‘한벽’과 ‘청연’을 댓구로 사용,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전주시장 재임시절에 쓴 글씨다. 다리 위쪽으로 한벽루(한벽당)가 있으니, 그 아래쪽에다 청연루를 지은 것이리라.

바로 그 옆엔 전주시 강암서예관과 현 전북도지사의 부친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년)선생이 살았던 ‘아석재(我石齋)’가 있다. 이는 ‘물과 돌이 있는 데서 유연하게 살리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주자의 시구절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에서 유래한다. 이 글씨는 소전 손재형이 썼으며, 남취헌은 일중 김충현이 썼다.

전북대 김병기교수(세계서예비엔날레 총감독)가 201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맞춰 전주 한옥마을 현판과 주련 해설집 '집에도 이름이 있다'를 펴냈다. 이 책자는 한벽당, 전주향교, 강암서예관, 학인당 등 19곳의 현판과 주련의 뜻을 해석, 누구나가 볼 수 있도록 했다.

'한벽당'과 '요월대' 편액은 강암 송성용과 석전 황욱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들 편액은 모두 한벽당에 자리, 강암 송성용의 '한벽당(寒碧堂)' (종이에 먹, 35 x 133 cm)은 강암의 옳고 곧은 성품이 잘 나타나는 정갈한 예서체를 사용한 작품이며, 석전 황욱의 '요월대(邀月臺)'(종이에 먹, 44.5 x 254 cm, 1987) 는 석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서체로 힘 있고 강인한 그만의 서예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병기교수는 "평소에 한 번 정리를 해 보고 싶은 일이라서 흥미를 갖고 작업을 진행했지만 제대로 정리를 못한 점이 많다"면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서예와 현판, 주련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