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자의 눈] 더민주당 잔류파와 탈당파 싸움

기사 작성: 채명룡 기자 - 2016.03.06 19:11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내지 못할 경우 민심은 ‘이반’이라는 심판을 가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들은 항상 민심 이반을 경계하고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현역 의원의 탈당과 신당 입당을 바라보는 군산시민들의 의견은 썩 좋지만은 않다. 군산의 정치권이 반쪽으로 갈라지면서 지역이 분열되고 민심마저 흉흉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당을 선택한 김관영 의원이 핵심 당직자들을 비롯한 18명의 시도 의원들을 탈당시켜 진영을 갖추고 5일 예비후보 개소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군산 정치권의 골리앗다웠다. 전북지역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행사에서 소개한 인물들만 해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김관영 후보측은 수송동 청담빌딩에 모인 지지자들은 약 2,000명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기자가 본 당시 현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황에 줄잡아 1천여명이 넘는 구름청중이 몰린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이번 김관영 예비후보의 개소식에 눈길이 집중된 이유는 그가 전북지역 국회의원 최초로 탈당과 신당 입당이라는 정치적 험로를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행보의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개소식에 몰릴 지지층의 규모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민이 참여하는 개소식’을 내세웠던 만큼 모범운전자, 의용소방대원, 초등학생, 고등학생, 다문화이주민, 월남참전자회, 요리사, 화교사업가, 미용업주, 할머니 등등이 개소식 단상에 자리 잡았다.

김관영 의원은 이날 “2년전의 새만금 특별법과 개발청을 만든 일이 가장 보람된 의정 활동으로 생각한다.”면서, “새만금이 지나온 지난 28년 보다 앞으로의 5년이 더욱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반해 골리앗에서 하루아침에 다윗으로 바뀐 더불어민주당의 반격은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기둥(위원장 탈당)이 뽑히고, 서까래(시도의원, 당직자 탈당)까지 빼내 간 마당에 당을 기초부터 세운다는 게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정통 야당인으로 살아왔다고 하는 전직 시도의원들과 오랜 당직자, 그리고 박재만 도의원, 김경구, 강성옥, 김종숙, 김성곤 시의원과 비례대표 여성 시의원 중 신영자(김난영 시의원은 행사 불참) 의원 등이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몸부림은 ‘새싹을 튀우는 성과 를 보였다’고 자평할 만 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김철규 초대 전북도의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 조직을 정비하고 2일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통 야당의 ‘적자’인 더민주당을 살리기 위한 행보를 시작할 것”을 알렸다.

김관영 예비후보의 개소식이 열린 같은 날, 오후 5시 30분부터 나운동 옛 KBS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콘서트 인 군산’ 행사를 열고 국민의당과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김대중 대통령의 3남)은 “애권 통합을 위해 나간(탈당)한 분들은 그 뜻을 끝까지 가지시길 바란다”는 말로 그들의 진정성을 평가 절하했다.

더민주당의 전국 스타인 표창원 교수는 “다른 정치적 세력들이 ‘친노패권주의’라는 말을 만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따르려는 사람들’을 깍아 내리려는 것”이라고 탈당파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특이한 사실은 더민주당 콘서트에 몰린 청중의 면면이다. 이날 약 500여명(주최측 700명)으로 추산되는 인파들 중에서 더민주당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존의 당 행사에서 볼 수 있었던 명함 내밀기식의 동원 인사들 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층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이다.

또 김관영 의원과의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활동했던 함운경 후보가 더콘서트에 참석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17% 이상 득표했던 신영대 후보를 제외하곤 득표력 면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조성원, 김명곤 예비후보에겐 빨간불이 켜졌지만 더민주당 측면에서 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정청래 의원의 반짝 사회로 진행된 예비후보 면면 알리기에서 “함운경 후보가 ‘복당을 신청했지만 허락은 안됐다’ 청중 여러분들이 허락하시면 인사할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하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함운경 후보의 사실상의 복귀를 허락했다.

현역 국회의원과 18명의 시도의원, 그리고 주요 핵심 당직자들이 모두 합류한 국민의당 개소식은 화려했던 반면 참석자의 숫자나 지지층 결집 측면에서는 ‘전국 최다 득표’를 논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이른바 ‘명함값’을 하려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힘 있는 자에게 몰리는 인사치레’의 성격도 엿보였다. 바닥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지지층의 결집이 못내 아쉬웠다는 게 참석한 정치권 인사들의 지적이었다.

그러나 더민주당의 콘서트 하나로 야당의 ‘잡초’같은 근성이 살아났다고 말하기에 성급한 판단이라고 본다.

민주주의는 경쟁과 화합을 통해 성장하여 왔다.

군산의 정치권도 다양한 경쟁을 통해 살아나야 한다. 해바라기 정치에 신물난 유권자들의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군산=채명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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