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출향도민 190만…지방세 3조 역외유출

전북연구원, 고향기부제 도입해 세수 보전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6.04.06 19:15

중장비를 굴리는 정모씨(52·김제)는 매월 절반가량은 전국 공사현장을 돌아다닌다. 그는 그럴때마다 매번 고향 김제에서 보름치 분량의 담배를 사들고 나간다. “담배값에 지방세가 많이 포함됐고 이는 고향에 재투자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타향살이 하는 출향인들이 지방세 일부를 고향에 직접 기부한다면 어떨까?<본지 3월25일자 1면 보도>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전북출신 출향인은 약 189만명. 이들이 타 지방에 살면서 내는 지방세는 한해 약 3조8,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전북 거주자 185만여 명이 도내 지자체에 납부하는 지방세는 연간 7,800억 원대에 그쳤다.

산술적으론 해마다 3조1,000억원 가량의 지방세가 다른 지방에 유출되는 셈이다. 강원이나 전남처럼 출향인이 많은 다른 지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일명 ‘고향세’로 불리는 고향기부제가 도입된다면 이런 문제가 보완될 것으로 기대됐다.

전북연구원이 6일 내놓은 연구 보고서가 그렇다. 보고서는 최근 전북도의회가 제안해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이 만장일치로 채택해 화제를 모았던 대 정부·국회 도입촉구 건의안을 토대로 작성됐다.

분석결과 전북 지자체는 연간 약 374억 원대의 기부금이 들어올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전북도의회가 진행했던 전국 설문조사에서 출향도민 24.5%(46만여명)가 기부의사를 표명한 점, 이중 경제활동 참여율이 61.1%(28만여명)인 점, 여기에 소득세 10%(13만2,000여원)를 기부했을 때를 가정해본 결과다.

다른 지방도 세수보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지역 529억원, 경북 452억원, 서울 404억원, 충남 389억원 등이다. 각 지방 출향인들의 기부의사 비율과 예상 기부액 등을 토대로 계산해본 결과다.

연구 책임자인 김동영 부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론 연간 약 3,947억원 규모의 국세가 지방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이는 열악한 지방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중앙정부가 이런 고향기부제 도입에 동의할 것인지로 압축됐다. 기부금에 대해선 국세로 공제 혜택을 주도록 설계된 까닭이다.

“자체 수입으론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할 수 없는 지자체가 수두룩하다.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국세 공제방식의 고향기부제를 첫 제안한 양성빈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의 바램이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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