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예수병원이 국제협력에 나서고 있다. 예수병원은 몽골을 비롯한 의료기술이 낙후된 국가에 의료기술을 전파하는 등 인술을 전해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국제의료협력단을 중심으로 몽골 병원과 협약을 맺고 환자 내한 치료, 몽골 의료진 연수, 의료봉사, 의료기기 기증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몽골과 교류는 2006년 시작됐다. 당시 몽골 국제대학 교수와 학생 50여명이 예수병원을 찾아 이틀 동안 머무르며 예수병원의 문화를 배웠다. 2007년에는 울란바타르 대학과 협약을 맺었고, 2010년에는 몽골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해 10여일 동안 의료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국제협력 사업에 감동한 몽골 만달시는 2011년 예수병원에 감사편지와 함께 감사장을 전했다.

올해도 몽골에서 온 의료진이 예수병원을 찾았다. 선진 의료기술과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다. 감염외과 의사 뭉크짜야(여·31), 소아과 의사 토야제체크(여·32), 내과 간호사 서동거(여·51)씨가 주인공이다.

지난 17일 예수병원 인근 음식점에서 전주에 도착한지 일주일 됐다는 이들을 만나봤다.



△배울 점이 많다

몽골 만달시 만달솜병원에서 온 3명은 예수병원에서 확실히 배울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들이 근무하는 병원과 차이를 많이 느낀다고 했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점이 선진의료기기나 의료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조용하고 차분한 문화를 가장 먼저 이야기 했다. 극한 상황을 맞아도 차분하게 대체함으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서 차분함을 느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의료기기나 기술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앞서 2차례 만달솜병원 의료진이 연수를 다녀갔다. 그들은 몽골에서 예수병원에서 배운 기술이나 시스템을 접목시키는 중이다. 뭉크짜야를 비롯한 3명도 이곳에서 배운 점을 몽골에 빨리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만달솜병원은 예수병원에서 벤치마킹한 시설 등을 개선 중이다.

이들은 체류하는 2개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은 적응 기간이지만 20일부터는 중환자실에서 본격적인 연수에 들어간다. 몽골에 부족한 점과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계획이다.



△친절한 한국인들

한국에 와서 느낀 안 좋은 점 하나만 말해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3명 모두 아직 단점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처음 도착부터 매일 예수병원 직원들이 불편한 점이 없느냐고 물어주고 먼저 챙겨줘 고맙다”고 했다.

한국의 인사 문화도 좋다고 했다. 모두가 밝게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문화가 보기 좋다고 했다.

의료진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진료나 치료 중에는 예민할 수 있는데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줘 고맙다고 했다.

이들은 예수병원에서 배운 점을 몽골로 돌아가 전파할 의무가 있다. 몽골에 돌아가면 브리핑을 해야 한다. 많은 것을 전하고 싶은 욕심에 학구열은 상당하다. 응급 상황이 아니면 질문을 한다.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도 많다. 예수병원 직원들은 경계 없이 사진도 허락하며 마음을 열고 이들을 대한다.



△의사는 한국과 몽골이 다르지 않았다

몽골에서도 의사나 간호사가 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뭉크짜야는 어릴 적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다. 생명을 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도움을 주는 일이 보람차다고 했다.

토야제체크는 청소년 시기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다. 집안에 의사가 없는 탓에 의사가 한 명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는 한 집안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한 토야제체크는 그래서 소아과를 선택했다.

서동거는 모친이 의사였다. 어머니를 따라다니면서 간호사의 꿈을 꿨다고 한다. 경력 31년차 베테랑 의사다. 만달솜병원에서는 수간호사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