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특별기고] 전북 아동은 왜 덜 행복할까?

기사 작성: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장 - 2016.08.11 19:29

방학을 맞이하여 교육기관, 지자체,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여러 사회단체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캠프와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 사회단체와 청소년단체에서 운영하는 몇몇 캠프장을 방문한 바 있는데, 무척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아동과 청소년들의 행복한 성장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전북 아동(초등3~중1학년)의 삶의 질이 전국 최하위라는 소식은 도민들의 속을 타들어 가게 만든다. 최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건강, 주관적 행복감, 교육 등 46개 지표를 조사해 발표한 ‘2015년 한국아동의 삶의 질 종합지수’에서 전북은 16개 시도 가운데 16위로 꼴찌였다. 특히 이 지표 중 가족, 학교, 지역사회와 아동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 등 전반적인 행복감을 총괄하는 ‘주관적 행복감’ 역시 지난 3년간 연속 최하위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한국과 독일, 터키, 에티오피아 등 12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최하위로 나타난 것을 보면 더욱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에서 아동의 삶의 질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재정자립도가 전북보다 더 낮은 강원도가 10위인 것을 보면, 사회복지 예산, 교육 환경 등 지자체와 교육당국의 노력 여하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도내 여러 지자체에서 펼치고 있는 아동친화도시 사업이 자칫 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용 사업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가정, 학교, 지역 등 생활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자신의 호기심과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주어져야 한다. 마을에 도서관, 미술관,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 시설과 학교가 연계된 동아리 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동아리 활동은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핵가족 시대, 정보화 사회에서 아이들이 또래와 선후배간 인간관계를 통한 협력과 소통의 공동체 정신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정책 대안도 없이, 전북교육청이 청소년단체 지도교사 승진가산점제도를 폐지한 것은 동아리 활동의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주로 방과 후나 휴일에 진행되는 동아리 활동의 특성을 볼 때, 동아리 지도교사 사기 진작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저소득층 아이들과 농촌지역 분포도가 높은 전북의 여건을 감안해보면, 예산의 중요성은 더더욱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교육청이 소외계층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드림클래스’ 교육지원 사업을 전면 거부한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외계층 청소년들은 대부분 기초학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대학생이 멘토가 되어 기초학력과 문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북교육청은, 삼성드림클래스 방학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전북을 제외한 타시도의 정책적 판단 기준과 도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북 아동은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왜 덜 행복할까? 아이들이 덜 행복하다는 것은 어른들에게 보내는 호소이자, 지역사회에 보내는 경고이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전북의 미래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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