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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정당한 권리와 몫 찾는게 호남정치 복원
[새전북이 만난 사람] ■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2016년 10월 11일 (화) 글 임병식·사진 오세림 기자 montlim@sjbnews.com
   
 
   
 
10일 국민연금공단 국정 감사에서 천정배(62) 국민의당 의원(광주 서구을)은 국민연금공단의 공공성 강화를 주문하고, 한미약품의 모럴해저드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국민연금 기금의 99.8%가 금융 투자에 집중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저출산ㆍ고령화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출산율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늑장 공시와 미정보 공개 유출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미약품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천 의원은 이날 어조는 낮지만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었다. 국민연금 공공성 강화는 공부하는 의원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기금운용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대안까지 제시했다. 천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의원과 두 달 만에 38석을 석권했다. 제3당은 안 된다는 통념을 깨고 여소야대 정국을 만드는 주역이 됐다. 당 대표 사퇴 이후 전북과 전남, 광주를 오가며 특강과 간담회를 통해 호남정치 복원, 호남정치 부활을 설파하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지지 모임인 '자구구국 (自救救國) 포럼'을 결성했다. '스스로를 구하고 국가를 구한다'는 뜻이다. 호남인 스스로 살 길을 찾고, 나라도 구하자는 의미다. 지난 8월 결성된 포럼은 천 의원의 대선 가도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된다. 포럼에는 박주현, 장정숙 의원을 비롯해 부좌현 전 의원, 이행자 당 부대변인이 참여했다. 10일 새전북신문과 인터뷰에서 천 의원은 "호남주도 정권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호남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찾기 위해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대권 후보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보장하는 후보와 전략적 딜(거래)까지도 포함한다”는 말로 넓은 의미의 호남 대권 후보론을 주장했다. “2017년 대선은 호남의 경제적 낙후를 벗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는 천 의원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호남 정치 복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10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공공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어떤 의미인가.
“국민연금 기금 540조7,000억 원 가운데 99.8%인 539조5,000억 원을 금융 부문에만 편중 투자하고 있다. 반면 공공 부문 투자는 전무하다. 한국개발원(KDI)은 기금 운용 원칙으로 안정성ㆍ수익성ㆍ공공성을 제시했다. 지금과 같은 투자 형태는 ‘공공성’을 저버린 것이다. 이제는 국민연금을 설계했던 초심,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게 국민연금 위기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공공투자를 확대를 통해 인구 투자 사업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인구투자 기획단’을 구성해 다양한 인구투자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또 공단 내 흩어져 있는 복지사업 실행 조직을 통합 증편해 인구 투자 공공사업 개발하고 추진하는 일관성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 정치 현안으로 들어가자. 호남 출신 대권 후보를 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2015년 4월 보궐선거 당시 다음 대선에는 호남에도 유력한 대권 주자가 나오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호남의 현재 정치적 위상을 생각해보자. 그동안 호남은 민주주의, 인권, 공정한 사회 등 대한민국에 필요한 가치를 만들고 대변하는데 앞장서 왔다. 그런 노력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호남의 정당한 몫과 권리가 잠식됐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차별과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적 낙후다. 호남이 처한 문제를 이해하고 차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이 호남 출신 후보를 내는 것이다.”

- 호남 차별은 어디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나.
“박정희 시대 고도성장과 산업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호남을 차별하고 배제했다. 이때 벌어진 경제적 격차는 낙후의 근본 원인이다. 멈추는 것도 쉽지 않지만 50년동안 벌어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바로잡아야 한다. 단지 호남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호남인을 조상으로 두었다는 이유로 정당한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차별 받는다면 슬픈 일이다.”

-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직후 ‘호남이 나를 좋아서 지지한 게 아니라 이회창 후보가 미워서 지지한 것’이라는 말로 폄하했다. 이 때부터 호남 후보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유포됐다.
“더민주당에 그런 논리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다. 호남 후보로는 안 되니 호남은 표만 주고 지지하는 것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야당이 정권을 교체하려면 호남 밖에서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진보적이라는 인사들조차 그런 논리에 포획돼 있다. 친노 패권주의의 실체는 호남 후보 필패론에 닿아 있다. 잘못된 논리다. 호남인과 출향 인사까지 포함하면 호남 후보로도 충분히 정권교체는 가능하다.”

-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광주로 방향을 돌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오랫동안 수도권에서 정치를 하다 광주로 옮기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호남을 돌면서 호남의 실상과 정서, 바람을 알게 됐다. 경제적 낙후와 호남 소외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다. 호남 정치인들이 앞장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나 비전, 전략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경제적 낙후와 소외를 극복하자고 광주에 출마했다.”

- 어떻게 해야 호남 소외를 극복할 수 있나.
“대한민국의 자원 분배를 새롭게 해야 한다. 중앙 정부 예산 지원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매칭 펀드는 결국 잘 사는 지역에 더 많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국가 재정 운용 방식을 바꿔야 한다. 낙후도를 감안해 차별 지원해야 한다. 이는 정치권력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정치적 힘을 길러야 한다. 그것이 호남정치 복원이자 호남정치 부활이다.”

- 호남정치 복원, 호남정치 부활을 호남 이기주의로 폄하하는 시각이 있다.
“20대 대선에서 박근혜대통령은 1,600만 표로 당선됐다. 그 가운데 900~1,000만 표는 호남과 출향 인사들 표다. 호남은 야당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이 결집되면 호남정치 복원은 가능하다. 하지만 표만 주고 홀대 받는 상황이 최근 벌어지고 있다. 호남 낙후를 극복하는 것은 호남의 문제만 아니다.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호남을 말하면 낡은 정치로 매도한다. 진보적 인사들조차 그런 인식을 갖고 있다. 호남 홀대와 호남 배제는 터부시 되지만 이면에 진실이 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결국 호남정치 복원은 정당한 정치적 이익을 찾자는 것이다. 호남에 이익이 되고 나라에도 이익이 되는 것이 호남정치 복원이다. 거듭 말하지만 호남을 대변하는 대권주자가 해답이다.”

- 호남인들조차 호남 후보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야권에 10명의 후보가 있는데 호남 주자는 한 명도 없다. 무엇이 부족해 호남은 대권 주자 씨가 말랐나. 현재 정치 구조에서 호남은 대권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나아가 호남인 스스로가 ‘호남인으로는 안 된다’는 패배의식이 있다. 내면화된 굴종이 문제를 키운다.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호남인 스스로 자각하고 힘을 결집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호남을 대변하는 중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소통하면서 2017년 대선에서는 호남 주자를 지지해야 한다. 나아가 보수와 진보를 망라해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들이 총 망라되길 바란다. 특정 세력이 다른 세력을 제압하는 승자독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존중하고 소통, 타협하는 합리적인 개혁 세력이 출현해야 한다. 새누리당에도 유승민 의원 같은 합리적인 인물이 있다. 큰 틀에서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개혁적이며 합리적인 정치 세력이 출현할 때다.”

- 큰 틀에서 개혁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2017년 정권교체 가능성은 아주 높다. 문제는 어떻게 세력을 결집하고 준비하느냐다. 호남인들은 20대 총선에서 즐거운 선택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는 괴로운 선택에 직면한다. 호남의 정당한 이익까지 희생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다. 호남의 이익을 지키는 동시에 정권도 교체하는데 호남이 앞장서야 한다. 결론은 호남이 뭉치면 된다. 과거에는 호남 후보를 유보한 채 호남 밖에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소극적 전략적 투표였다면 이제는 호남 이익을 적극적으로 지키면서 나라에도 도움이 되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자구구국(自救救國)이라고 한다.(웃음)”

-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1년에 불과하다. 그동안 호남 후보 필패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호남 후보만 고집하는 게 아니다. 유력한 후보가 있다면 전략적 거래도 가능하다. 각자 정당한 이익과 권리를 공평하고 정의롭게 배분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 원리다. 호남 몫을 주장하는 것을 탐욕스러운 것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15년 동안 호남은 회의적이었다. 마지막 밀어준 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다. 지난 대선이 중요한 전환점이다. 호남 몫도 못 찾고 정권교체도 못한 채 오히려 호남 소외와 고립은 심화됐다. 이제야 호남인들은 현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광주 보궐 선거에서 내가 당선된 것도 그런 이유다. 연장선상에서 20대 총선은 국민의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나타났다. 그런 민심을 결집하고 조직화하는 게 관건이다. 야당 후보들의 호남 구애는 반갑지만 호남 표를 필요로 하는지 호남을 필요로 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 천 의원도 호남 대권 주자에 포함되는 것인가.
“이런 논의 끝에 항상 돌아오는 질문이 그것이다.(웃음) 내게 초점이 맞춰지면 호남정치 복원과 호남정치 부활 의미는 희석된다. 물론 천정배도 대선에 출마한다. 선택지로서 고려하고 있다. 다만 내가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호남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데 초점이 있다.”

- 승자독식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이 있다면.
“합의와 상생의 정치 구조를 갖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39%, 한나라당은 38% 지지를 얻었다. 그런데 의석수는 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0석으로 민의와 동떨어졌다. 거꾸로 19대 총선에서 한라당은 42%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독일식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가 답이다.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특정 정당 독식을 저지할 수 있다. 이럴 때 대결 정치는 막을 내리고 합의에 바탕을 둔 정치가 가능하다. 또 내각제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의 대통령 중심제는 무책임의 극치다. 여론과 국회가 대통령 하나를 이기지 못한다. 대통령도 책임지고 정치 집단도 책임지는 게 바람직하다.”

- 호남에서 전북 소외론은 심각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전북 몫을 찾자는 주장에 100% 공감한다. 전북의 정당한 몫을 지켜야 한다. 호남 몫을 찾자는 목소리를 탐욕으로 폄하해서는 안 되듯, 전북 몫을 찾자는 목소리도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한다. 전북 몫을 찾자는 게 광주전남 몫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전북의 정치적 대표성을 갖는 상생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남 중진 국회의원들끼리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호남의 공통된 이익을 어떻게 지켜 가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전부 낙선하거나 당선될 것이다.(웃음)”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천정배 의원은
변호사 출신 6선 국회의원이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목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고등학교 수석 졸업, 대학 예비고사 인문계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 사법연수원 3등 수료 등 공부에는 일가견 있다. 전두환 정권에서 법관 임용을 거부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5, 16, 17, 18, 19,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기여를 했다. 2003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며,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으로 일컫는 당내 개혁세력으로 활동했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원내대표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2007년 1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2011년 8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민주당 경선에서 박영선 의원에게 패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4·29 재보궐 선거(광주 서구 을)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국민회의 창당을 주도하다 국민의당과 합당해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맡았다. 온화하며 합리적인 품성을 바탕으로 한 성실한 의정활동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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