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하나 걸칠 자리가 내 삶의 기쁨인가’
'엉덩이 하나 걸칠 자리가 내 삶의 기쁨인가’
  • 오세림 기자
  • 승인 2016.12.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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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사진산책] 사진으로 본 겨울

전주 남부시장에서 파를 다듬던 60-70대 상인들이 겨울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나무를 태워 모닥불을 쬐면서 추위를 녹이고 있다. 은은한 빛이 오늘따라 더 더욱 부드러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꼭두새벽부터 장바구니를 들고 나온 할머니, 대파와 생선을 듬뿍 산 아주머니 등이 연출하는 시장 풍경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본다.
할머니 뒤편으로는 철제 직사각형 깡통에 타다만 장작들이 온기를 더하고 있다. 시나브로, 군불을 쬐면서 손님들과의 흥정에 여념이 없다. 주름진 손에는 시금치와 파 다듬기에 집중한 가운데 오가는 이들을 붙잡기 위한 할머니들의 기다림도 끝이 없어 보인다.
“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연말을 맞아 꽁꽁 얼어붙고 있으며, 불황은 전통시장 영세 상인들에게 직격탄이 되면서 한숨이 가득하고 매출급감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할머니가 전하는 한마디 말은 시간을 응축한 삶의 애환 바로 그 자체다. 세월은 비켜 나가지 못하는 게 주름살인가.
한편 계속되는 추위로 인해 시민들은 외출 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무장한 채로 다니고 있다. 이른 시각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주머니 깊이 손을 넣고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서 있다.
모자에 목도리에 장갑까지 갖추 고 두꺼운 코트 안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종종걸음으로 바삐 가는 사람들. 그 틈 속에 어딘가 모르게 나도 모르게 발길을 재촉한다. 이윽고 입에서는 하얀 김이 새어 나온다. 혹독한 겨울을 알리는 새벽, 할머니들의 난전 풍경. ‘엉덩이 하나 앉을 자리가 삶의 기쁨이런가’/오세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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