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 표현의 해방구’란 슬로건으로 다음달 27일부터 5월 6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슬로건은 영화제가 견지해야 할 태도, 올해 프로그래밍의 방향을 담았다. 시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분화된 취향을 수용하려는 태도, 도전적인 작품들이 유발하는 논쟁을 통해 영화 문화의 해방구를 만들어간다. 올해 상영작은 58개국 총 229편이다.

■개막작&폐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으로 신비로운 이야기 같지만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의 장면이다. 고기의 등급을 정하는 일을 하는 여주인공과 관리자로 일하는 남자 주인공은 근무 환경에 있어서도,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다른 인물들이다. 그러나 우연히 알게 된 꿈의 공유를 통해 그들은 서로의 영혼을 궁금해 하고, 서로의 몸을 느끼고 싶게 된다.
폐막작 ‘서바이벌 패밀리’는 동경에 거주하는 한 가족의 혼돈을 다룬다. 갑작스러운 전기 공급의 중단으로 인해 도시는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고, 아버지는 가족들을 이끌고 자신의 고향에 갈 계획을 세운다. 도시 문명의 허술함을 풍자하면서 가족들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과정은 문명의 이기에 길들여진 현대인을 향해 비판을 가한다. 유쾌하면서도 어딘가 슬픈, 비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국제경쟁 심사위원은 장 피에르 렘, 일디코 엔예디, 도미니크 카브레라, 박진표, 하지원이 맡는다. 한국경쟁은 제이콥 윙, 세실리아 바리오누에보, 송해성이, 한국단편경쟁에는 주카 페카 락소, 김종관, 정은채가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과 변화로 편의성 강화를 목표로 시설을 개보수해 TFS텐트 안에서 개, 폐막식, 전주 돔 상영이 이뤄진다. 한국영화사에서 예외적으로 작가로서 자기 세계를 이룬 시나리오 작가 송길한 씨를 조명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100필름, 100포스터’는 올해도 다양한 형식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특징과 변화
1) 초청작과 상영 회차의 증가
지난해에 이어 초청작, 상영 회차를 늘려 관객들과 게스트의 관람 기회를 확대한다. 229편의 작품으로 초청작 증가는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외연 확대 시도다.
2) 표현의 한계를 넘는 도전적인 작품들
당대의 정치, 사회적 이슈들을 쟁점화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예민한 시대인식을 바탕으로 양적, 질적 비약을 보여줬다. 혁신적인 주제와 스타일, 대담한 표현으로 논쟁적인 화두에 대해 다루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3) ‘마스터’ 프로그램의 강화
마이클 윈터바텀에 대한 특별전 ‘마이클 윈터바텀: 경계를 가로지르는 영화작가’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확고하게 자기 세계를 구축한다.
‘알렉세이 게르만 전작회고전: 유폐당한 반역의 작가’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키라 무라토바와 함께 현대 러시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게르만을 조명한다.
‘마스터즈’ 섹션에 포함된 도미니크 카브레라와 세르게이 로즈니차, ‘익스팬디드 시네마’에 포함된 아방가르드의 전설 보리스 레만도 작품과 함께 전주를 찾아 거장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4) 한국영화에 모험을 건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은 투자 작품 3개를 한국영화로 선정했다.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찾아내고 주류영화에 미학적 충격을 가할 작품을 발굴한다. 이창재 감독의 ‘N 프로젝트’,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대환 감독의 ‘초행’이 그 주인공이다. 연출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6) 전주 돔 상영의 다채로움
올해도 영화의 거리 내에서 펼쳐지는 전주국제영화제는 편리한 동선 속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보다 밀도 있는 환경과 함께 친화적인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전주 돔으로 마련된 ‘전주 돔 상영’은 영화 상영과 공연이 결합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코미디, 실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와 공연이 특히 눈길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