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맞아 현장에서 학생 지도를 하고 있는 교사나 행정공무원이 받아야 할 상을 교육청 인사담당이 받게 돼 ‘셀프수상’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청은 해당 인사담당이 상을 받게 된 기준에 대해서는 “내부 사안”이란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표한 제36회 스승의날 포상 수상자 가운데 인사부서 장학사 A씨가 국무총리표창 수상자에 포함됐다.
국무총리표창은 대통령표창 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으로 0.5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타 학교로 전보 신청을 할 경우에 수상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번에 전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는 인사는 3명이고 국무총리표창도 4명이다. 반면 장관과 교육감표창 대상은 각각 135명과 299명에 이른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장관이나 교육감표창은 퇴직하기 전까지 상당수가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통령과 국무총리표창은 급이 달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받기 힘든 표창을 인사담당 장학관이 받게 된 경위에 대해 교육청 측은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표창을 받을 후보자를 추천받은 후 검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떤 기준을 통해 검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것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국무총리표창을 받을 정도로 타의 모범이 되는 공직자에 대한 포상 검증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관계자는 다만 “국무총리표창 이상은 공개적으로 추천이 진행돼 부서 제한을 할 수 없고, 다른 기관 소속 교원을 대상으로 일정 양식을 제출하도록 돼 있어 셀프 추천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해마다 5월 교사와 행정직공무원을 대상으로 포상을 하고 있다. 학기 초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일정기간까지 수상자 후보를 선정해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교원인사과로 서류를 제출하도록 돼있다.
학교는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추천자를 선정하고 장학사 등은 추천자와 다른 기관 소속의 직원 누구나 추천이 가능하다. 기간 내에 후보자들이 모이면 도교육청에서 공적 심사를 진행한다.
도교육청 교원인사과 중등인사담당 유효선 주무관은 “국무총리표창 이상의 경우에는 현장실사와 전화실사를 하고 있다”며 “현재 소속기관과 이전에 거쳤던 2개의 기관을 무작위로 찾아가 1대 1 면담을 통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승의날 포상이 가산점뿐만 아니라 처벌 감경 용도로 활용될 수 있어 일종의 ‘보험’ 개념으로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만일 수상자가 부적절한 행위로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스승의 날 포상이 감경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대부분 교사들에게 스승의 날 포상의 이미지가 많이 퇴색된 지 오래”라며 “정작 학교에서는 누가 상을 받는지도 모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교권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마련된 상이 아닌 개인 목적에 활용되기 위해 주는 상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도내 한 중학교 교장은“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이 상을 받으면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수상자 범위를 좁히든지 추천 방식, 심사기준을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김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