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 선도적 추진

성과연봉제 폐지를 통해 공공성 제고 실험대에

전북도가 산하 지방공기업·출연기관의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고 기관별로 새로운 보수체계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전북도는 새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기재부), 노동존중 사회 실현(고용부) 이란 공공기관 관련 국정과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이에 산하 공기업, 출연기관 기획조정실장 긴급회의를 통해 성과연봉제 폐지에 대한 기관의견을 수렴, 산하 공기업‧출연기관 성과연봉제를 폐지해 나가기로 했다.
공공성 저하 우려 등이 제기되어 왔던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관련 정부정책이 중앙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지방출연기관은 제외되어 있으나, 전북도는 출연기관의 경우에도 성과연봉제 폐지를 추진.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현재 전북도 산하에 전북개발공사, 전북연구원, 자동차융합기술원, 에코융합기술원, 생물산업진흥원, 인재육성재단, 문화관광재단 등 7개 공기업 및 출연기관이 업무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기관별로 노사합의 또는 구성원 동의절차 등을 통해 성과연봉제 폐지방침을 확정하고 기관별로 임금체계 변경 안을 마련, 도 협의 및 이사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내세워 추진했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1년 반 만에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에 공공부문 노조 측은 환영한다는 뜻을 내놨다. 다만 이미 지급된 성과급을 반납할 지와 기존의 호봉제로 돌아갈지 여부 등을 놓고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성과연봉제 권고안 이행 기한을 없애고, 각 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결정으로 도입한 기관은 이전 보수체계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미 노사 합의로 도입한 기관도 폐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 측이 반대해 왔고, 도입하지 않을 경우,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도록 한 평가 항목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임금체계가 어떻게 바뀔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대신해 업무 성격이나 난이도 등에 따라 임금에 차이를 두는 직무급 제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근거로 기관에 주던 가.감점과 재정 인센티브가 없어진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가 강압적으로 몰아붙인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타파를 위한 개혁 방안으로 나왔던 제도다. 때문에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공기관 개혁의 후퇴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이미 지급된 1,600 여 억원의 인센티브 회수 문제 등이 남아있어 향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공공부문이 좋은 선례를 남긴다면 이해관계가 더 복잡한 민간부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 역시 이같은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가운데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근거로 기관에 가·감점을 주거나 재정 인센티브를 부여했던 방식이 사라지게 된 만큼 그 대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