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청년 10명 중 1명 'NEET족'… "일하기 싫어"

전북도 설문결과 전체 30% 구직활동 멈춘 백수, 백수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7.07.30 18:54

“아무리 찾아봐도 괜찮은 일자리가 없는데 어떡해요…좀 더 쉬다가 부모님 사업이나 물려받을까 싶어요…”
삼십대 초반인 김모씨의 넋두리다. 도내 한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올해로 만 1년째 놀고 있는 이른바 ‘니트족(NEET)’이다.
말그대로 취업 자체를 포기해버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갔다온 그는 마땅한 일자릴 찾지 못하자 대학원에 진학했었다고 한다. 스펙이라도 좀 더 쌓으면 나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 딴 석사 학위도 별 도움이 안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자포자기 식으로 구직활동을 중단해버렸다.
도내 청년층 10명 중 3명은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실상 백수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취업 자체를 포기한 이른바 니트족으로 추정됐다.
전북연구원이 지난 봄 전북도 의뢰를 받아 도내 청년층(19~39세)을 대상으로 청년정책 연구용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조사결과 현재 구직활동을 멈춘 청년층은 전체 응답자 1,500명 중 30%(450명)에 달했다.
주 요인은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31.5%)을 그 이유로 댔다. 뒤이어 육아나 가사문제(13.2%), 임금과 근로조건이 안맞아서(12.9%), 일하고 싶지 않아서(5.4%) 등을 들었다.
특히, 전체 구직활동 중단자 450명 중 41%(184명)는 구직 단념자로 조사됐다. 취업할 뜻조차 접어버렸다는 의미다.
책임연구원인 김시백 박사는 “조사결과 장기간 맘에 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스스로 구직을 포기해버리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구직 단념자 14.1%는 원하는 직장이 없어서 포기했다고 답했다. 일하고 싶지 않아서(13%)란 응답자도 엇비슷했다.
김 박사는 다만, “향후 기회가 된다면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구직단념자도 적지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육아나 가사문제로 발목잡힌 경력단절 여성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앞으로 고용대책은 구직활동에 열심인 청년층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직단념자, 이중에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취업할 의사가 있는 청년층과 경력단절 여성 등에 대한 지원책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전북도측은 앞선 27일 이 같은 진단결과를 송하진 도지사에게 보고한 채 8월중 가칭 ‘전라북도 청년정책 기본계획(2018~22년)’을 수립키로 했다. 도내 첫 중장기 청년문제 종합대책으로, 1년단위 실행계획도 함께 수립된다.
도 관계자는 “청년층이 고향, 전북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 종합대책이 될 것”이라며 “취업과 고용문제부터 창업과 문화여가 활동, 복지와 삶의 질, 여가 선용방안까지 포괄적인 대책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출향행렬이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전북을 뜨는 청년층은 한 해 약 6,000명 안팎에 달하는 실정이다. 지난 1970년 이래 전북을 뜬 사례만도 약 188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설문조사 또한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 가량은 향후 전북을 떠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론 여성(45%)이 남성(39%)보다 출향 의사가 더 높았다. 주 요인은 취업과 고용 등 일자리 문제(48.4%)가 압도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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