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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전한 달걀과 맛있는 치킨
2017년 09월 11일 (월) 성지안 전주온빛중학교 2학년 APSUN@sjbnews.com

저는 치킨을 좋아합니다. 가끔은 저녁에 동생들과 함께 야식으로 치킨을 시켜먹기도 합니다. 저 같은 성장기 중학생에게는 치킨이 좋다는 말도 들어서 더 자주 먹으려고 부모님을 조르기도 합니다.
몇 해 전에 부모님과 함께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좁은 철창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날마다 달걀만 낳던 잎싹이 용기를 내서 양계장을 탈출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어린 철부지 청둥오리 달수를 만나 철창 안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던 자유를 맘껏 느낍니다. 어느 날 잎싹은 주인 없이 버려진 뽀얀 오리 알을 보고 처음으로 알을 품게 됩니다. 거기서 태어난 아기 오리 초록이 잎싹을 엄마로 여기고 같이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늪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제가 야식으로 먹는 닭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아빠와 함께 '옥자'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슈퍼돼지 옥자가 함께 나누는 우정 이야기입니다. 10년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인 옥자가 어느 날 뉴욕으로 끌려가고, 미자는 옥자를 구하려고 무작정 미국으로 갑니다. 사람들이 고기를 좋아해서 고기를 더 많이 만들려고 유전자를 조작해서 큰 돼지를 만드는데, 막상 팔 때는 유전자 조작이라는 것을 숨기고 팝니다. 뭔가 찔리는 게 있나 봅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학대받고 죽어가는 동물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에 달걀에서 살충제가 나왔다는 뉴스를 자주 봤습니다. 그 뉴스를 보고나서 아빠를 졸라 '치킨런'이라는 영화를 빌려다 봤습니다. 영국의 한 시골 양계장에서는, 닭들이 주인이 원하는 대로 많은 달걀을 낳지 못하면 바로 죽여서 통닭으로 팔아버립니다. 그런 양계장을 탈출하고자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는 닭에게서 나는 법을 배우고, 공군출신 닭에게서도 나는 법을 배워 결국 탈출용 비행기를 만들어 양계장을 탈출하게 됩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닭에게 미안해서 며칠 동안 치킨을 먹지 않았습니다.

살충제가 나온 달걀은 건강에 좋지 않을 겁니다. 제 생각에 좁은 닭장에서 닭을 키우면서 억지로 달걀을 많이 만들려고 나쁜 약을 쓴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은 먹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는 로컬 푸드라는 판매장이 있습니다. 멀리서 농산물을 가져다 파는 게 아니라 근처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다고 합니다. 가끔 엄마를 따라 그 시장에 가는데, 마트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그날 생산한 것만 가져다 팔기 때문에 전시된 농산물이 많지 않고, 그마저도 곧 떨어지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일부러 달걀을 파는 쪽으로 가봤습니다. 파는 달걀에 생산자의 이름과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가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에 농장 주인의 사진과 깨끗한 농장 사진도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농장 주인도 자부심을 가지고 떳떳하게 달걀을 생산하고, 소비자도 그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을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믿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친구와도 믿음이 있으면 친구의 잘못이 있어도 반성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도 믿음이 있다면 조금 비싸도 농산물을 사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서로 믿는 세상이 되어, 안전한 달걀과 맛있는 치킨을 맘껏 먹는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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