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북발 고향 기부제가 도입된다면 연간 2,000억원 가까운 기부금이 도내 시·군청에 답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웬만한 동부권 지자체 한 해 살림살이와 맞먹는 규모로, 지난해 제1차 조사때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본지 8월14일자 1면 보도>

11일 양성빈 전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장수)과 전북연구원이 내놓은 제2차 분석결과에 따르면 고향 기부제 도입시 도내 지자체에는 한 해 약 1,917억 원대에 달하는 기부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론 타 지방에 사는 전북출신 출향민들이 도내에 약 2,341억 여원을 기부하고, 반대로 전북에 사는 타 지방 출향민들이 424억여 원을 자신의 고향에 기부할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도내 지자체 입장에선 1,900억 원대에 달하는 지방재정 유입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 같은 결론은 현재 타향살이 중인 전북출신 출향민이 180만여명,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63%, 이중 78%가량이 기부의사를 지녔고 그 예상액은 연평균 27만6,000여 원이란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출됐다.
전국적으론 전남지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유입액과 유출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약 3,248억 원을 이득 볼 것으로 계산됐다.
경북(2,616억여원), 충남(1,465억여원), 경남(1,276억여원)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도 제1차 조사 때보다 5배 안팎씩 많은 유입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산됐다.
첫 제안자인 양 의원은 “고향 기부제가 뭔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첫 조사 때와 달리 전국 지방의회가 지지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화 하면서 인지도도, 기부 예상액도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며 “재정난에 허덕이는 농어촌 지자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입법화가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앞서 도입한 일본 사례처럼 기부자에게 고향 농수축산물을 답례품으로 보답한다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질 것”이라며 “입법화 과정에서 이또한 함께 검토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과 부산 등 특·광역시 7곳과 경기지역 기부금은 유입액보단 유출액이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에서 타향살이 중인 출향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향 기부제는 말그대로 나고자란 고향, 또는 마음의 고향에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제도를 지칭한다. 기부자는 일정액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2009년 유성엽(정읍고창)과 이주영(창원마산합포구) 의원 등이 관련법 개정안 4건을 발의했지만 중앙정부와 수도권 반발로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양 의원이 다시 공론화해 주목받아왔다.
뒤이어 전북시군의회 의장단, 전국시도의회 의장단 등이 잇따라 지지선언을 했다. 문 대통령도 이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했고 최근에는 100대 국정과제로도 선정됐다.
현재 국회에는 고향 기부제 도입법안(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2건이 계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과 전재수(부산 강서갑)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 가운데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재정자립도 20% 이하 지자체만 모금활동을 허용한 상태다. 이경우 광역 지자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도와 전남도만 모금할 수 있게 된다.
기초 지자체의 경우 전국 226개 시군구 중 123곳만 모금할 수 있게 된다. 이중 도내에선 전주시 군산시 완주군을 제외한 11개 시군이 해당된다. 그만큼 모금액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