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이의 우리고장 맛 집이야기]조 선 옥(순대국밥)
[김순이의 우리고장 맛 집이야기]조 선 옥(순대국밥)
  •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 승인 2017.09.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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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주일에 두 번의 아침은 순대 국밥을 먹는다.
전북카네기 리더쉽 센터를 수료한 사람들의 모임인 전북카네기클럽의 산하에 있는 경제, 문화 공부 모임인 ‘클릭(clic)’은 화요일 새벽 6시 30분에, 독서 클럽인 ‘공감’은 토요일 새벽 6시 50분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년 12달 한주도 빠지지 않고 모인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되는 이 2번의 모임이 끝이 나면 우리들은 어김없이 조선옥에 와서 순대 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이렇게 한지가 벌써 몇 년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 멤버들은 누구하나 아침밥에 대한 불만이 없다. 처음에는 서부 신시가지 농협중앙회 전북본부가 들어서는 건물 근처에 있는 카네기 리더쉽 센터가 위치한 인근에는 새벽에 모임이 끝나고 마땅히 아침밥을 먹을 곳이 없어서 선택한 곳이었지만 이제는 물리기는커녕 오히려 은근히 순대국밥 먹는 날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전주에 와서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순대국밥이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남부 시장에 있는 조점례 순대국밥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전주에는 맛있는 순대국밥 집이 참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전주 신시가지에 있는 조선옥이다.

언제 먹어도 깔끔한 국물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다른 순대국밥에 비해서 내장이 기름기 없이 깔끔하게 손질 되어 있어 좋다. 그래서 그런지 내장에서 잡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어쩌면 아침식사로는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맛을 보는 순간 그런 부담감을 잊게 만든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 매번 그러하듯이 독서 모임 ‘공감’이 끝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10여명의 멤버들이 걸어서 조선옥으로 갔다. 이처럼 반복되는 아침식사에 이제는 조선옥사장님도 우리들을 고객의 눈으로 보지 않고 이를 넘어서 우리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진심으로 반겨 주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각자 취향까지도 파악해서 메뉴와 부수적인 것을 너무나도 잘 챙겨 주신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순대국밥에 부추를 듬뿍 넣고 쫑쫑 썬 청량고추를 넣어 밥을 말면 밥알이 살아난다. 순대 국밥 한 수저 듬뿍 떠서 겉 저리 김치 걸쳐 한입 넣으면 어느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만족한 맛이다. 순대국밥 안에 마치 보너스 처럼 들어 있는 두 개의 피 순대도 다른 곳과는 달리 촉촉한 맛이 일품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일행 중에는 아침식사로 순대가 아닌 꼭 시래기 국밥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순대국밥과 시래기 국밥은 왠지 잘 안 어울릴 것 같은데도 유독 조선옥에서 만큼은 꽤 자연스런 메뉴 구성이다. 찬바람 나는 가을에 시골 시래기 된장국이 생각나면 한번 쯤 먹어도 후회 없는 맛이다.

어느 날은 어머니께서 순대 국밥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조선옥으로 모시고 갔다.
평소 즐겨 드시는 음식이 아닌데 내장이 다른데 비해서 부드럽다며 참 맛있게 드셨다. 그 뒤로 가끔씩 입맛이 없어 하실 때 포장 해 가져다 드리면 다른 무엇보다 잘 드시고 행복 하신다. 그래서 어머니도 조선옥 순대국밥에 보이지 않은 단골손님이 된 샘이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층으로 사랑을 받는 조선옥은 알고 보면 유유순 할머니로부터 대를 이어온 뿌리 깊은 순대국밥 집이라고 한다.
요즘엔 모든 요리들이 퓨전으로 다시 탄생되기도 하지만 역시 깊고 오랜 된 맛은
우리 감각이 그 깊이를 알아차린다. 그래서 그런 음식은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은지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 먹을 때 마다 새 맛으로 다가오는 맛이야 말로 최고의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래서 이런 옛날 맛 그대로 추억과 함께 가는 전통적인 맛을 변함없이 이어 갔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 사장님 마음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순대국밥으로 든든해진 화요일과 토요일 아침이 어느 날 보다 활기찬 하루를 만들어 줘서 나는 참 좋다.
(전주 신시가지 조선옥 대표 문성준 TEL. 063. 236-8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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