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사랑이 넘치는 한가위가 되기를”
[메아리] "사랑이 넘치는 한가위가 되기를”
  • 송상준 전주시의회 부의장
  • 승인 2017.09.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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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었던 봄과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맞이한 가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맑고 푸르다. 창공(蒼空)이라 불리는 망망한 하늘과 잔물결을 일으키며 떠가는 흰 구름이 가만히 있어도 가을을 느끼게 하는 때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만월(滿月)의 보름이 함께하는 한가위로, 추석 명절이야말로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의 풍성함이 어우러지는 연중 최대의 축제가 아닐 수 없다.
김매순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 에 따르면, “가위란 명칭은 신라에서 비롯되었다. 이 달에는 만물이 다 성숙하고 중추는 또한 가절이라 하므로 민간에서는 이 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서도 예에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도 만들며, 또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놓는다. 그래서 말하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기를 바란다’ 라고 한다” 고 기록되어 있다.
고도화된 산업과 농경기술을 가진 현시대에, 먹거리가 풍족하다 못해 넘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한 해의 가을걷이가 없고서는 그러한 풍요로움도 없으며,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얻은 결실을 기뻐하는 마음 또한 과거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특히, 지역, 직장,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흩어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선조에게 감사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는 날이기에, 더욱 큰 의미와 기쁨이 있다. 아무리 고되고 힘겨운 일상이 반복되더라도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그러한 행복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렇게 모든 것이 흡족하고 행복하게 느껴질 때, 오히려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게 된다. 혹여 상대적으로 더 아프고 쓸쓸한 이들은 없는지 걱정되는 마음에서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고 다양한 화두를 둘러싼 갈등, 사건·사고 등 그저 흐뭇할 수만은 없는 추석이다.
세계 인구의 1%가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 또한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이 48%로, 미국 다음으로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소득 양극화 또한 악화되어, 상대적 빈곤율 14.6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일본, 아일랜드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평균적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중산층의 비율이 67.7%로 감소하고 빈곤 탈출률도 22.6% 수준에 그쳐, 서민들의 삶이 어렵고 곤궁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사회의 고령화, 독거 어르신의 증가와 같이 경제적 약자층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적극적인 정책적 보호와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의 공동체간의 관심과 배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렇듯 온 국민이 풍요로운 기쁨을 느낄 때, 어려운 이웃들의 허전함과 쓸쓸함이 곱절로 켜질 수밖에 없다.
바라건대,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주변을 두루 살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어떤 큰 아픔도, 때론 진정한 공감과 위로만으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미루지 않는 일이다. 바로 오늘이라도, 다가오는 한가위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어보자. 모든 재화의 가치를 더해도 사람 하나와 비할 수 없다고 하듯, 내 따뜻한 말 한 마디, 작은 정성이 누군가의 최고의 추석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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