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이의 우리고장 맛 집이야기]보 쌈 다 온
[김순이의 우리고장 맛 집이야기]보 쌈 다 온
  •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 승인 2017.10.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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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맛 집 이야기를 쓰다 보니 맛 집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여간 신경이 쓰이질 않는다. 그래서 평소 미식가라고 자부하는 지인한테 전화를 해서 가장 맛있는 집을 소개해주면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노라고 했다. 그랬더니 서슴지 않고 전주 신시가지에 있는 보쌈다온 식당으로 오라고 했다. 갑갑했던 마음이 갑자기 가벼워졌다.

나는 서둘러 보쌈다온 집을 찾아 갔다. 너른 주차장이 두 곳이나 있어서 마음 적으로 여유로웠다.
깔끔한 간판글씨와 산뜻한 외부 인테리어가 눈에 금방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아는 동생하고 점심 먹으러 왔다가 손님들이 기다린걸 보고 시간이 없어서 그냥 돌아온 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날 먹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집이였는데 마침 그 집이라니 제대로 맛 집을 찾아온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입구에 들어서면 한식집 같지 않은 인테리어가 사람을 품격 있게 맞이한다. 특히 바닥에 돌 징검다리처럼 해 놓은 인테리어는 마치 폴짝폴짝 뛰어서 건너고 싶은 잠시나마 동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눈앞에 펼쳐진 홀 분위기가 어느 고급 진 레스토랑에 온 느낌이 들게 한다. 그 동안의 보쌈집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그런 깔끔하고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실내 분위기는 처음인데도 낮 설지 않게 마음을 포근히 안는다.
직원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지인이 와있는 테이블로 안내 해 줬다.

이미 기본 셋팅 된 테이블위의 상차림은 무게감 있게 손색이 없어 보였다.
입체감 있는 검정색 그릇들이 음식들을 훨씬 값어치 있게 안고 있었다.
그 무게감에 싱싱한 쌈 채는 다른 음식을 살려 내는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맛이 눈으로도 느껴지는 쌈장과 무 쌈, 그리고 살짝 익은 쪽파김치, 특히 내가 좋아하는 유자 소스 샐러드는 한입한입 넣는 순간 뇌의 맛 세포가 터지는 것 같았다.

이어서 따끈한 우거지 된장국이 나왔다. 왠지 우거지 된장국이 가을을 담아 온 듯 맛의 깊이가 느껴졌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보쌈이 테이블 한가운데 턱하고 놓여졌다. 보는 순간 우와~!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것은
첫째 양이 많고. 둘째는 너무 먹음직스러운 보쌈김치와 보쌈 고기의 조화로움이 쉽게 볼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마치 요리책속의 사진처럼 흐트러짐 없는 보쌈고기의 배열이 먹기 아까웠다.
그렇게 눈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동안 배고픔이 밀려왔다.

보쌈김치에 고기 한 점을 싸서 입에 넣는 순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행복했다. 담백하고 깔끔한 보쌈김치와 육질이 야들야들한 고기와의 맛의 조화는 어느 누구도 거부 할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인 맛 이었다.
우리는 할 얘기를 잊고 한참을 음식에 집중했다. 대부분 김치나 고기 중 한 가지는 부족한 법인데 보쌈다온은 둘 다 천생연분인 연인처럼 궁합이 딱 이었다.
느끼함 없이 우리는 거의 보쌈을 먹고 보니 그 많던 김치도 다 먹어 치웠다. 그 때 마침 직원이 새싹 쟁반국수를 푸짐하게 가져왔다. 직접 비벼서 먹으라고 일회용 장갑도 함께 나왔다. 직접 요리해 먹는 느낌도 좋았다. 잘 비벼진 쟁반국수는 또 다른 맛으로 혀끝을 자극했다.
거의 먹어갈 무렵 사장님이 회 무침이라며 특별 서비스를 가지고 왔다. 낮 익은 지인이 단골손님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생각지 않은 서비스에 우리는 그 감동으로 가오리 회 무침을 또 맛있게 먹었다. 맛이 살아 있는 듯 가오리회가 상큼했다. 그 사이 보쌈김치가 없는걸 보고 직원은 먹음직스런 보쌈김치를 덥석 가져다 줬다. 괜찮다고 말 할 틈도 없이 가위로 친절하게 잘라 놓았다. 모처럼의 외식이 마치 푸짐한 잔치 상을 받은 느낌이다.

가격대비 맛도 좋고, 양도 넉넉한 보쌈다온을 손님들이 기다리면서까지 먹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도 그런 만족함으로 가득 채우고 나오는데 한쪽 벽면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보쌈으로 고객의 입맛을 보쌈하다. 보쌈으로 고객의 건강을 보쌈하다.
보쌈으로 고객의 사랑을 보쌈하다.
마치 주인이 고객을 향해 사랑을 고백 하는 듯한 이 문구들이 따뜻한 주인의 마음으로 다가와 배웅해 주는 것 같았다. 안심하고 또 오라는 손짓 같은 것...

보쌈다온 대표강길원(063-229-6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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