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파두(Fado)

기사 작성: 양봉선(객원논설위원) - 2017.10.30 19:16

스페인의 지배 등 암울했던 포르투갈의 역사를 반영하듯, 포르투갈의 대표적 민속음악인 파두(Fado)는 ‘운명’이라는 뜻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슬픔과 외로움, 향수와 동경, 한(恨)의 멜로디를 기타, 타악기, 연주자들의 그룹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파두의 기원에 대해서는 포르투갈의 옛날 서정시에서 비롯되었고, 뱃사람들이나 죄수들이 부르던 노래에서 유래되어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왔다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발전하고 있는 파두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멜리스마 창법, 전통 기타인 기타라 반주, 숙명론적인 사고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르투갈 여가수 베빈다의 노래가 광고와 드라마 등에 삽입되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멜로디로 다가와 환상적인 관심을 끌었다.
2004년 가을.
전주세계소리축제 때 해외초청공연으로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베빈다를 만날 기회를 가졌는데, 해마다 가을이 오면 그 때의 감동이 밀물처럼 스며드는 건 왜일까?
이국적인 목소리에 반하고, 우수 가득한 몸짓에 반해 버리게 만든 “파두(Fado)”의 여왕 베빈다(Bevinda)!
짙은 고독과 애잔함, 한의 정서가 배어있는 베빈다의 노래는 한국의 정서와 알맞아 천상에서 내려온 듯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리드미컬한 율동을 보여줘 관중을 황홀의 도가니로 사로잡은 마력의 여인이었다.
또한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만든 베빈다의 그룹도 참으로 대단했다.
3명의 뮤지션이 출연해 플라맹고 연주에 쓰이는 기타 등의 악기와 베빈다 특유의 신비스런 목소리와 조화를 이뤄 포르투칼의 전통적인 현악기로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환상적인 분위기로 관중들을 흥에 겨운 한마당으로 이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영혼을 불사르는 듯한 정열적인 제스처와 열정에 현혹된 나!
포르투갈 고유의 소리와 스페인풍의 향수, 인도풍의 맛깔스런 연주에 프랑스의 재즈를 접목시켜 다양한 문화와 소리를 넘나들며 ‘파두’를 노래한 베빈다 가수를 늘 흠모하며 지내련다.
/양봉선(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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