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골프장은 특정인의 골프장이 아니라 회원들의 골프장이고, 나가서는 익산과 전북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경영권분쟁과 부도, 휴장으로 점철된 익산 웅포골프장이 ‘베어포트’로 이름도 바꾸고 경영정상화의 밝은 빛을 보이고 있다. 정상화를 이끌고 있는 박재형(사진)대표의 말은 의외다. “웅포골프장을 누가 가로채려고 한다. 회원권을 무효화시키려고 한다는 등 가지가지 소문이 났습니다. 한데 이 골프장을 누가 가로챌 수 있으며 무슨 방법으로 회원권을 무효화시킬수 있다는거죠?”
골프장 정상화 과정을 차분하게 설명하던 박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골프장을 둘러싼 루머들이다.
박 대표는 “옛 경영진들이 회원권리를 박탈하는 바람에 회원 700여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힘들게 주주제 골프장을 만들어 정상화시키고 있는데 골프장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이제 와서 입회금승계운운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거다.

실제 베어포트 700여 회원들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회원권을 살리기 위해 많게는 일인당 450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세금을 납부하고, 골프장 재정비도 마쳤다. 물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수십억원을 투자한 개인도 있다. 소홍섭(55)회원은 “이미 휴지조각이 돼버린 회원권에 소액이긴 하지만 다시 돈을 낸다는 게 믿기기 않았다. 하지만 골프장을 가로채려 한다는 전 경영진의 음해에도 불구하고 주주제 골프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주제 회원들에게는 회원권과 같은 대우를 해주고 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그동안 밀린 세금도 냈으니 지역경제에도 기여한 셈이다. “골프장이 정상화되면 회원들의 재산권과 이용권이 보장되는 것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게 박대표의 기대다.

이 골프장이 주주제 골프장으로 정상화의 길을 걷기까지는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다. 이 골프장은 지난 2007년 대중제와 회원제 각 18홀, 36홀 규모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3,300억 원에 달하는 금융권 부채와 회원권 부채를 이기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H사가 공매방식으로 골프장부지를 헐값에 인수하고 대중제 허가권을 승계 받아 18홀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회원들의 입회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원권마저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그러자 회원들이 다시 나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H사의 지분을 인수해 ‘베어포트리조트’로 회사명을 바꾸고 주주제 골프장이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소송변호사로 참여했다가 일종의 정의감으로 골프장 일에 나섰다.

“골프장은 특정인의 소유가 될 수 없습니다. 멋진 말을 하자는 게 아니라 실제가 그렇습니다. 회원권이 있는데 어떻게 특정인 소유가 됩니까. 한데 이걸 가로채려고 하고, 부실경영과 유령회사설립으로 회원권을 휴지조각 만든 세력이 저희(주주제 회사)더러 가로챈다고 합니다”
“황무지였던 골프장이 멋진 잔디밭이 되어 회원들이 할인혜택을 받으며 골프를 즐기고 있고, 휴지 조각된 회원권이 주식으로 바뀌어 액면가의 40%대까지 거래되면 정상화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실제로 베어포트 골프장이 주주제 골프장으로 변모해 정상화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이웃 팔봉CC 회원들 사이에서도 같은 방식의 정상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한데도 옛 경영진들이 극소수의 회원들을 모아 거짓 루머를 퍼트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전 경영진이 회원들의 입회금 1,800억 원을 돌려줄 능력이 있으면 회원들은 언제든지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