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유유동 양잠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는 일반적인 공모방식에서 탈피해 주민이 참여하는 제도로서 총 15억원을 3년간 지원받게 되며 이중 중앙정부에서 12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부안의 양잠농업은 고려시대의 기록에서 명기된 내용으로 역사성과 토양, 기후 등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역주민 대부분 양잠농업을 하고 있음에 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에 부합한 지역임이 틀림없다고 판단된다.



부안 유유동양잠의 경우 고려시대부터 양잠농업을 시행해 왔으며 뽕나무에서 오디, 누에까지의 양잠농업 전반적인 과정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이라는 점 등을 인정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의 영예를 안았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농업에 대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중시했으며 이를 천직으로 알고 농사를 지어오신 부모님에게 국가중요농업유산이라는 용어는 매우 생소할 수도 있다. 



우리 부모님들은 힘들게 농사짓는 것보다 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그런 자식을 더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의 모태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한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 소규모 농업과 전통농업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에 대응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 GIAHS) 제도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남미, 아프리카지역의 전통농업시스템에 대해 나라별 세계중요농업유산을 지정했다.



이는 UN의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역할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농업에 관련된 문화습관과 기술, 정서, 경관 등 지역적인 특색까지 일시에 담을 수 있는 여건은 FAO가 더욱 타당하다고 본다.



이제 농업은 첨단기술과 과학적인 기법을 사용해 유전자변이·변종 등 다양한 농업생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다. 



다만 농업선진국대비 지난 2016년 우리나라 농업은 농가경제통계상 농업의존도가 27.1% 수준으로 2007년 32.6% 보다 5.6%가 감소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마 소득생산, 종자생산 등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농업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기후, 토양 등 다양한 자연환경과 역사성을 고려해 현대와 과거를 접목한 농업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이 지역주민들에게 국가중요농업유산의 개념과 가치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매년 새로운 지정에 편중됐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부안 유유동처럼 전통양잠농업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마을이 있듯 전통농업의 각 분야별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전통농업마을들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과 이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으로 본다.



농업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요즘 멍석 짜는 농부, 지게 만드는 농부가 없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훼손되고 사라지는 우리의 전통농업유산들을 미래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보전하고자 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안군 이동근 농업경영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