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퍼파라치(Puparazzi) 반대
[잉그리드의 전주살이-번역본] 퍼파라치(Puparazzi) 반대
  • 최수희 번역작가
  • 승인 2018.04.05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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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파라치에 관해 번역된 내용을 찾는다면, 수고할 필요가 없다. 퍼파라치는 실제로 존재하는 단어가 아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몇몇 외국인들이 만든 어휘이다. 강아지(Puppy)와 파파라치(Paparazzi)를 합쳐 퍼파라치(Puparazzi)가 된다. 어제는 이 색다른 법을 시행하기로 한 첫날이었다. 그래서 수요일 뉴스 보도를 기점으로 법률의 시행이 무기한으로 연기된 사실이 나로서는 반가웠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그들의 의무를 이행하는데 책임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새로 만든 법률에서 항목 몇 개는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2 미터 이상의 목줄을 사용하지 말라니 하는 말이다. 나는 5 미터까지 늘릴 수 있는 목줄을 가지고 있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거나 거리가 텅 비어있을 때만 사용한다. 주위에 사람이 있을 때는 절대로 목줄을 늘리지 않는다. 목줄에 걸려서 사람들의 다리가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 강아지를 보고 사람들이 기겁을 하는 꼴이 싫어서다. 우리 강아지 중 한 녀석이 기둥에다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서성대고 있으면, 계속 걸어 가버릴 수 없는 이유가 녀석이 나를 따라 오도록 배려함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강아지 보리(Boris)를 학교의 인적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훈련용으로 준비해둔 25 미터 목줄을 채우고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녀석에게 “이리 와” 하면 명령에 복종하는 훈련을 시켰다. 강아지가 달아나거나 녀석을 데리고 캐나다로 이동할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었다. 
입마개(Muzzles -입에 씌우는 재갈)에 관한 목록도 있다. 사람들로부터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나는 녀석들에게 재갈을 씌웠다. 옳은 일이었다. 그리고 오로지 녀석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멍청한 자들은 먹고 난 닭 뼈를 잘 처치하는 대신 길거리에 함부로 버린다. 닭 뼈를 씹으면 뾰족한 조각으로 갈라질 수도 있는데, 날카로운 조각이 목에 걸려 녀석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치킨 냄새는 우리 강아지들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그래서 녀석들은 가끔 닭 뼈를 찾아내 내가 미처 녀석의 입에서 뼈 조각을 끄집어내기 전에 씹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이유가 강아지들에게 재갈을 씌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큰 개에게 항상 재갈을 씌운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몸집이 큰 개는 작은 개보다는 물려고 달려들지 않는다. 단 예외가 있는데, 바로 진돗개다. 진돗개들에게 재갈을 씌워야 한다. 난 진돗개 3 마리에 물린 적이 있고 우리 강아지 Spike는 진돗개 7 마리로부터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 아직도 진돗개에게 재갈을 씌워야 한다는 조항은 목록에 오르지 않았다. 
작년 10월 나는 심하게 아팠다. 그래서 겨우 최근에 와서야 강아지들에게 운동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녀석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사람들을 피해 저녁 늦게 산책을 나간다. 그런데 짓궂은 사람들은 왜 나를 피하지 않을까? 또 목줄도 없이 개들을 데리고 나오는 한국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개가 나와 우리 강아지를 공격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지나갈 때,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녀석들을 향해 쉬잇 소리를 내며 관심을 표하는데 녀석이 다가가면 비명을 지른다. 사람들은 쉬잇 소리로 녀석들에게 관심을 표하면 다가오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줄 모르는가 보다. 하지 마시라! 진심으로 개를 무서워한다면, 길을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행위나 강아지가 당신에게서 몇 미터나 떨어져 있는데도 비명을 내지르는 짓도 그만 하시라. 또한 거리로 도망가는 행위도 말이다. 비명소리는 녀석들로 하여금 당신을 주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도망치는 행위는 녀석들에게 놀이로 인식하거나 우리 강아지에게는 나를 보호할 태세를 취하며 당신을 나쁜 사람으로 인지한다. 그리고 내게 당신의 행위는 극도로 모욕이다. 우리 강아지들은 목줄을 채운 상태라서 내게서 1미터도 멀리 나가지 못한다. 당신을 물게 만들고 싶으면, 내가 의도적으로 녀석을 풀어놓아야 한다. 그러면 나는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다. 
강아지 퍼파라치 법률은 나의 안전을 침해하는 사유가 되기에 연기되었다. 만일 내가 법을 어기면, 퍼파라치들은 나와 우리 강아지의 사진을 찍어 부과되는 벌금의 20퍼센트를 얻어내기 위해 집까지 우리를 쫒아온다.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알고 있지만, 미투운동의 영향으로 이웃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나를 쫓아 우리 집까지 올 수가 없다. 내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자로 여겨지는 어떤 사내에게 나는 우리 집을 비밀에 부친다. 그리고 나는 강아지 똥을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수차례 비난을 받았다. 모든 책임은 품행이 나쁜 외국인이다. 우리 강아지와 내가 산책을 하고 있다면, 개똥은 틀림없이 우리 강아지의 똥이 되는 셈이다. 내 손에 따끈따끈한 강아지 똥이 들어있는 작은 봉투를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정말로 돈이 필요하다면, 빨간불인데도 무시하고 지나가는 바보와 같은 자들에게는 파파라치 법을 만들지 않는가? 운전을 하거나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난 거의 매일 이런 광경을 본다. 훨씬 더 위험한 짓이다. 빨간불 신호로 바퀴고 몇 초 후 건너가는 사람에 관해 하는 말이 아니다. 신호등이 빨간 색으로 바뀌고, 제발 20 초가 지나 앞으로 나아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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