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교사로 있는 고교 자녀 못 다니게"
“부모가 교사로 있는 고교 자녀 못 다니게"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8.11.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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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김희수의원 제안, 일부 시도 교육청, 내년부터 도입
도교육청 “국민 기본권 침해, 학교 선택권 제한 위헌소지”
김승환 교육감 “교사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 ”

전북도의회가 부모가 교사로 있는 고등학교에 자녀가 함께 다니지 못 하게 하겠다는 이른바 ‘고교 상피제’와 관련해 국정감사에 이어 지난 16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고교 상피제는 교사가 부모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제도다. 

상피제(相避制)는 과거 일정한 범위 내의 친족 간 동일관사나 통속관계에 있는 관사에 취임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관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운영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사태 등 성적조작과 시험문제 유출이 반복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이 뿌리 채 흔들리는 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상피제 도입을 택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대전시교육청 등은 내년 ‘고교상피제’를 도입해 운영하기로 밝힌 상태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은 학교 선택권을 강제로 제한 할 수 없고 도입한다 해도 사립학교와 농촌 학교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이유로 고교상피제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김희수(전주6)의원은 “숙명여고 사태가 전북지역에서 다시 발생되는 않으라는 장담은 그 누구도 하지 못 한다”면서 “숙명여고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예방하고 조치를 취하자는 뜻으로 ‘고교 상피제’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도내 고교에서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도내 12개 시·군 27개교에 67명이다. 
김 의원은 “교사 상피제를 시행하면 시험성적 관리나 출제 관리에 부정 개입의 소지가 없게 될 것”이라며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도 상피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 학교를 다니는 교사와 학생도 피해자다. 학생이 아무리 잘해도 부모가 잘 봐준 것처럼 보는 색안경을 끼는 현실”이라며 “공자도 자기자식은 가르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상피제를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규(익산4)의원도 “숙명여고 사태는 우리 사회에 너무나도 큰 메시지를 던져줬다”면서 “전북의 공교육에도 이 같은 사태에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어딘가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상피제 도입의 목소리를 냈다.
김명지(전주8)의원은 “경찰조직과 자치단체에도 상피제는 존재한다”면서 “학생 선택권도 좋지만 소수에 의해서 전북교육이 흔들린다. 그래서 상피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를 거부하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끔 방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항근 전주교육장은 “상피제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소지의 우려와 부모 자녀 사이에 생활권을 옮겨야 하는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숙명여고 사태가 발생할 경우 보다 높은 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8월 17일 자신의 SNS에 ‘불신 사회, 불신 공화국’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교상피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교사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시험지를 사전 유출하거나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무단 정정하는 행위는 극히 일부의 일탈 행위”라며 “이러한 일탈에 대해서는 징계책임이나 형사책임을 엄중하게 물음으로써 재발 방지를 강도 높게 하면 된다”고 상피제 도입을 반대했다.
최근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집단성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김명지(전주8) 의원은 “학교폭력에 대한 사후 조치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면서 “전학조치를 취하는 것은 맞지만, 피해자와 근거리에 두는 전학조치는 지양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교육장은 “가해자 전학조치에 관련해서는 현재 규정은 충분한 거리를 두고 학교에 전입시키도록 되어있지만 충분한 거리에 대한 규정이 애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물리적인 거리를 추정하는 것이 어려워 학군을 달리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진형석(비례대표) 의원은 전날 치러진 수능 응시율에 대해 “전국적으로 볼 때 전북 수능 결시생들이 가장 많게 나왔다”며 응시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공립 대안중학교인 동화중과 관련해 “동화중이 기존 학교에서 부적응한 아이들을 재교육하기 위해 설립했음에도 입학을 원하는 일부 학생을 받아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대안학교의 취지에 맞게 학교규정을 수정하라”고 강조했다. 최훈열(부안) 의원은 “소에게 먹이를 주는 것보다 먹이를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라”면서 “도내 교육현장에서 무엇을 교육시킬까 하는 토론을 하는 것보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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