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반북한단체 자유조선의 정체는?
시사기획 창, 반북한단체 자유조선의 정체는?
  • 최선은 기자
  • 승인 2019.05.14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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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시사기획 창'
사진= KBS '시사기획 창'

 

스페인 북한 대사관이 습격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대사관은 보통 한 나라의 영토로 간주된다. 반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스페인 북한 땅을 습격한 것이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습격했다. 그리고 北 대사관에서 훔쳐간 자료를 FBI에 넘겼다.

자유조선은 왜 하노인 2차 북미회담 임박해 北 대사관을 습격했을까? 자유조선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CIA, FBI 등 정보기관 연루설은 왜 나오는 가?

KBS 시사기회 창은 스페인 현지 취재를 통해 자유조선의 흔적을 뒤쫓았다.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을 취재하기로 결정된 즈음인 지난 4월 2일, 동료들과 점심식사 후 커피숍에서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점심시간에 무슨 전화일까 하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런데 전화기 화면을 들여다보니 전화번호가 없고 대신 '발신번호 표시제한'이라는 글자가 표시돼 있었다. '발신번호 표시제한'은 전화를 받는 사람이 거는 사람의 번호를 알 수 없게 전화하는 방식이다.

웬 '발신번호 표시제한'? 요즘도 이런 전화를 하는 사람이 있나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다. 느낌이 이상해 일단 녹음을 눌렀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온 말이 "자유조선 관계자인데요" 였다. 귀를 의심했다. 자유조선을 취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조선과 접촉할 방법을 찾는 중이었는데 자유조선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북한 말투를 쓰는 이 남성은 다짜고짜 북한 정권은 김씨 3대 세습의 이익을 위해 수령 외교를 하고 수령 안보를 하는 이기주의 집단이라고 규정했다. 취재기자가 이런 범죄 집단과 같은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의인'들을 범법자로 몰아간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또 북한은 법치를 초월해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 집단이기 때문에 자유조선이 초법적으로 응징하는 것은 범법이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이 사람, 누구일까?         

한 나라의 대사관은 그 나라의 영토로 간주된다. 스페인 북한 대사관습격 사건은 자유조선이 북한 땅을 침범한 것이다. 에이드리언 홍 등이 스페인 수사 당국의 요청을 받은 미국 FBI에 쫓기는 이유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한 한편의 첩보 영화와 같은 北 대사관 습격 사건이다. 대사관 습격을 자백한 자유조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정보기관 연루설이다. 사건 직후 습격 주도자이면 자유조선의 리더격인 '에이드리언 홍'이 미국의 FBI를 접촉해 북 대사관에서 훔쳐온 자료를 넘겼으니 FBI의 지시(?)를 받아 습격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FBI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습격 관계자들이 CIA와 접촉을 했다는 보도가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

그러나 전직 정보기관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정보기관 연루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北 대사관 습격 사건은 영화 같은 스토리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진짜 공작의 세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정보관계자들의 의견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공작의 세계에서는 모든 공작이 은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는 데 北 대사관 습격 사건은 공개 사건이나 마찬가지이다. 실행 이후 전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정보기관 직원들은 공작이 준비 단계나 실행 단계에서 또는 실행 이후에 세상에 알려지면 그 공작은 실패한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보기관의 행위라고 보기에는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았다. 습격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의 여권을 사용했다. 비행기 탑승, 호텔 예약과 투숙, 렌터카 등등에서 본인의 여권을 사용했다. 물론 우버를 이용할 때에이드리언 홍이 오스왈드 트럼프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北 대사관에도 매튜 차오라는 위장 신분을 제시했지만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공작의 세계에서는 완벽한 가짜 신분을 만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두 번째는 공작의 시기다. 대사관 습격 시기가 하노이 2차 북미회담이 임박한 때라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회담 상대국인 북한 대사관을 상대로 작전을 한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직 정보기관 직원들이 밝혔다.  

세 번째, 습격 사건이 5시간 가까이나 지속됐다는 점이다. 첩보 공작은 장기간의 준비를 통해 결정적인 순간에 짧은 시간에 목적을 달성하고 현장을 이탈하는 게 기본인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 못했다. 대사관에 침입한 뒤 무려 4시50분을 머물렀고, 심지어 북한 외교관에게 전향을 요구했다. 아마추어, 즉 비전문가의 수법이라고 깎아내렸다.   

네 번째, 미국 CIA는 미국 시민권자를 첩보 공작에 동원하지 않는다고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안이 시민권자인 만큼 CIA 공작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인이 불가능한 부분이지만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뭔가가 있다.

왜 에이드리언 홍은 FBI를 접촉했을까?  CIA 접촉설이 왜 흘러나오는 걸까? 

오는 14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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