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동물 화장터-놀이터가 웬말" 장묘시설 신청때마다 주민반대-법정다툼
“우리 마을, 동물 화장터-놀이터가 웬말" 장묘시설 신청때마다 주민반대-법정다툼
  • 공현철·양정선 기자
  • 승인 2019.05.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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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주시에 동물 장묘시설 허가 신청 접수 주목
3차례 불허, 잇단 소송… 전주시, 삼천동 부지 1심 패소

■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 현황과 문제점 <2>

 

 

A업체는 최근 전주 효자동 효자장례타운 인근에 200㎡ 규모 1층짜리 동물 장묘시설을 짓기로 하고 전주시에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고 사후 동물에 대한 처리 시설 필요성을 감안한 사업 계획이었다. 시는 해당 업체의 사업 신청에 따른 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개발행위·배수·정화조·소방 등 각 분야에 대한 적법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의 허가 여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동물 장묘시설이 장례시설업으로 분류돼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할뿐더러 대부분이 불허되고 있어서다. 그 이면에는 주민 반대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A업체와 비슷한 3개사도 시에 동물 장묘시설 건립 신청을 했지만 ‘주민의 반대 이유’가 핵심적으로 작용해 반려 처리됐다. 시와 업체 측은 수개월 째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전주 효자동에 접수된 허가신청은 시의 거부로 소송으로 이어졌고, 삼천동에 접수된 건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전주시가 패소했다.

지난해에는 개인사업자가 덕진구 옛 아중역 뒤편에 장묘시설 짓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불허돼 3월 첫 공판이 열렸다. 법적 분쟁이 붙었을 경우 행정 기관의 패소 사례가 상당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시는 업체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앞서 반려 처리 등의 사유로 작용한 주민 반발을 우선 순위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동물 장묘시설 건립 신청이 잇따르고 있지만 난감한 상황이다. 건립 예정지 주민이 반대를 하는 상황에 허가를 내주기 쉽지 않다”면서 “주민과 반려동물 보유인 입장 등을 살펴 불편이 없도록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동물 장묘시설에 이어 동물 놀이터도 ‘혐오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기관은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악취와 소음, 불법 주정차 등을 우려하는 주민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전주의 경우 애초 반려동물 놀이터는 전북대학교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길목 사이 7,000㎡(2,100평)가량 부지에 올 연말까지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곳은 그동안 대형 차고지로 사용되다 현재는 방치되고 있어 활용 목적에도 부합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결사반대’ ‘물러가라’ ‘웬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둘러매고 반대 투쟁에 나섰다.
주민 A씨는 “인근 마을에 70세대 200명이 거주하고 있고, 가장 가까운 세대는 놀이터와 200m밖에 되지 않는다”며 “동물복지 향상도 좋지만 사람이 먼저다”고 격앙된 반을 보였다. 또다른 주민은 “사람이 적게 사는 마을이라고 무턱대고 만들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누가 책임을 지겠냐”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현재 동물장묘업을 보면 ‘너도 하니까 나도 한다’식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일방통행식 사업 진행은 독만 될 뿐”이라면서 “과거와 현재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만큼 주민설명회 등을 열어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 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묘 사업을 하려는 지자체와 사업자 등은 ‘내 돈 들여 내가 짓는데 왜 막냐’는 식의 생각을 버리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반려동물 인식 개선 교육 등을 선행한 후 사업을 진행한다면 기르지 않는 사람도 ‘혐오시설이 아닌 편의시설’임을 인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현철·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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