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한센인과 동고동락 반세기, 고창 강칼라 수녀
[화제]한센인과 동고동락 반세기, 고창 강칼라 수녀
  • 안병철 기자
  • 승인 2019.06.0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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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눔의 삶 50주년 축하행사
강칼라 수녀

고창 서해안고속도로변에 호암마을은 40여 가구에 75명 정도가 오붓하게 지내며 예술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8일에 특별한 행사로 분주하다. 이는 호암마을 강칼라수녀 한국 나눔의 삶 50주년 축하행사가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주례로 미사 등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1940년대에 생긴 한센인 정착촌으로 1990년 무렵까지 동해원으로 불리던 곳이지만 지금은 고창의 역사와 함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동네로 변했다. 그 핵심에는 1968년에 25세의 이탈리아 수녀가 이 곳을 찾아와서 50년간 이들을 치료하고 동고동락한 수퍼 우먼 할머니 또는 푸른 눈의 천사인 강칼라 수녀(사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선배 서 이멜다 수녀의 뒤를 이어 작은자매 관상선교회를 통해 이 곳에 정착했고 세례명 카를라 대신에 칼라로, 그리고 강씨라는 환자가 자신의 성을 받아 달라고 해서 강씨 성을 받아 강칼라 수녀라고 불린다.
강칼라 수녀는 아침 5시 30분부터 기도하고 대부분 70~80대 노인이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인 주민들의 병원 및 시장심부름, 은행일, 대리기사 등을 도맡아 일한다. 그녀는 이곳에서 초등학교 분교를 세우고 살레시오회 야학에 120여명을 입학시키면서 신앙과 교육의 참 스승이 돼왔다. 그 공로로 2009년에는 영주권을 획득하고 2016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 지난해에는 호암상 사회봉사상 등을 받았다.
강칼라 수녀와 함께 지내는 6년 후배 우비에라 수녀는 “차분하고 조용한 강칼라 동료와 함께 나는 활달하고 쾌활해서 궁합을 이루고 있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이곳은 한때 20가구에 150여명이 돼지, 닭, 누에, 담배 등으로 생활하며 고통 속에 살아 왔지만 2005년 폭설로 축사가 모두 무너지는 바람에 새로운 마을로 탈바꿈 된 것이다.
한국 폴리텍대학에서 건축 교수로도 지낸 호암마을 방부혁 이장은 “강칼라 수녀님을 보면서 18년 전에 귀촌하여 지금까지 마을을 재창조하고 있다”며 “오는 24일에도 대학생 60여명이 이틀간 이곳에서 워크숍을 하게 됐다”면서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주민 박제훈씨도 “15년 전에 부모님과 함께 이곳으로 들어와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서 일손을 도왔다.
사 남매 중에 세 명이 종교인의 길을 걸어 온 강칼라 수녀는 부모님의 ‘바르게 살아라, 나누는 삶을 살아라, 정성을 다해 살아라’는 가르침을 따라 작은 일 하나를 하더라도 마음을 다하는 아름다운 성품으로 고창의 큰 얼굴이 되었다는 평이다.
그녀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면서 감사와 은총의 삶이 되길 기도한다”면서 미소를 지었다./고창=안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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