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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대 이사장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심사에서 탈락한 상산고 이사장은 홍성대 박사다. 홍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 저서로 더 알려져 있다. 익산 남성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재학 중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원 강사로 일하면 학비를 벌었다. 이때 학생들에게 나눠준 프린트교재를 묶어 펴낸 책이 ‘수학의 정석’이다.

‘수학의 정석’은 1966년 책이 나오자 전국 고등학교와 학원가의 바이블이 되었다. 전두환 정권 때 과외를 금지시키자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도 했다. 지금까지 5,000만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책을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1981년 상산고를 세웠다. 영국의 명문사학 이튼스쿨을 본 떠 한국의 이튼스쿨을 만들어보겠다며 학교에 쏟아 부은 돈이 600억 원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사재를 들여 학교를 운영하면 지금까지 그 흔한 사학비리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학교에 가족은커녕 친인척 한명 발들이지 않았고, 오직 학생교육에 열정을 다했다는 게 학부모, 동문, 재학생의 한결같은 말이다. 그가 학교뿐 아니라 고향 정읍에 쏟은 사랑도 남다르다. 고향 태인 생가 옆에는 그의 책 이름을 따 ‘수학정석의 길’이 있을 정도다.

상산고는 2002년 지금의 자율형사립고의 전신인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받았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 2010년 자사고로 전환했다. 매년 수십 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내는 등 지역 명문을 넘어 전국적인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된지 오래다. 홍 이사장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심사 탈락소식을 듣고 “정부가 벽돌 한 장 사주지도 않았는데 호주머니 속 물건 취급을 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고 한다.

일부 시민단체는 “교육과정 다양성교육 없이 줄 세우기 교육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학교에 쏟아 붓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은 국회 답변에서 부풀려진 수치를 들며 의대를 많이 보낸걸 자사고 취지에 어긋나는 것처럼 말했다. 그런 논리라면 전공불문하고 공무원 시험에 목매다는 대학문도 닫아야 한다.

평생 ‘수학’으로 부와 명성, 육영의 뜻까지 펼쳐온 홍 이사장, 딸과  사위까지 수학자인 홍 이사장이 자사고 재지정 탈락위기라는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다. /이종근(문화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