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윤창호, 그가 가져온 변화
청년 윤창호, 그가 가져온 변화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7.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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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윤창호와 친구들이 만들어낸 `윤창호 법’
제2윤창호법 지난 6월 25일부터 시행”
박 소 영-수을문화연구소 주담 대표
박 소 영-수을문화연구소 주담 대표

예로부터 술은 제를 올릴 때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향기로운 음식으로 신성한 의식에 사용되어 왔다. 조선시대에도 술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행하게 되는 통과의례인 관혼상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였다.
그러나, 그 중요함에 비례해 파괴성 또한 갖고 있는 것이 술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술을 마시고 타인의 삶까지도 앗아버리는 술의 파괴성을 선택한 이들의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음주운전 사고이다. 지난 해 9월 25일 한 음주운전자가 앞길이 창창했던 한 청년의 삶을 앗아버린 사건이 있었다. 군 복무 중이었던 청년은 군 전역을 4개월 여 앞두고 간만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있었다. 그때 면허 취소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181%의 만취 상태였던 박모씨가 인도에 서있던 청년을 차량으로 치어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사고 당시 술에 취해 혀가 꼬여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던 박모 씨는 사고 이후에도 사경을 헤매는 청년에게 단 한번의 진심어린 사과조차 건네지 않았다. 청년의 친구들은 이러한 사실에 격분했고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되었다. 청년과 음주운전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이야기를 나눈 지 불과 6개월도 흐르지 않은 시점에서 생긴 사고였다.
친구들은 자료를 모으고, 판례를 분석했다. 새벽까지 토론하고 법안을 만들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음주운전 사고의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국민 청원글을 올리고 20만 명이 훌쩍 넘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다른 나라의 음주운전 사고 처벌 사례를 모아 음주운전 처벌과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을 제안하는 메일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29일 본회의를 열고 음주운전 처벌 강화 방안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짧은 생을 조국에’라는 문구를 항상 간직하고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었던 청년은 살아서가 아니라 죽어서 대한민국 사회에 자그마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 청년은 바로 ‘윤창호’이다. 청년의 이름을 딴 ‘윤창호 법’은 음주운전 처벌과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있다. 윤창호 법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시행되고 있고, 올해 6월 25일부터 ‘도로교통법(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다. 윤창호법에 의해 음주운전 적발기준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되었다. 음주운전 처벌 상한도 현행 '징역 3년, 벌금 1,000만원'에서 '징역 5년, 벌금 2,000만원'으로 높아졌다. 음주운전 적발로 면허가 취소되는 횟수 역시 기존 3회에서 2회로 강화됐다. 윤창호 법에 의해서 이제는 소주 한잔을 마셔도 음주운전에 해당되고, 밤새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하고 아침에 출근하더라도 음주운전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제2 윤창호법 시행일인 지난달 25일 이후 일주일간 전국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다고 한다. 대리운전 호출 건수가 급증하고 간이 음주측정기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간 대한민국은 `술'에 지나치게 관대했다. 그리고, 현재도 대한민국은 `술'에 관대한 사회이다. 어떤 범죄를 저질렀든 `술'로 인한 심신미약이면 감형이 되는 술 관대국이다. 술을 마시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에 비하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윤창호 법’이지만 술 관대국 대한민국에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는것 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는 술의 어떤 면을 취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술을 취하는 이의 의지에 달려있다. 반듯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자신의 길을 열심히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던 청년 윤창호 씨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술'로 인해 무고한 시민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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