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도 기념탑도 제멋대로 만드는 지자체
동상도 기념탑도 제멋대로 만드는 지자체
  • 정성학 기자
  • 승인 2019.07.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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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과 정읍 등 10개 시군 공공 조형물 관리실태 낙제점
기본적인 조례조차 없어 주먹구구로 설립하고 철거하고
권익위, “예산낭비 찬반논란 없도록 관리방안 수립해야"

전북도는 지난해 말 도청 광장에 한옥형 정자를 만들겠다며 3억 원을 편성한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전액 삭감당했다. 분수대와 같은 멀쩡한 조형물을 다 철거한 채 또다시 공적자금을 들여 별 쓸모없는 정자를 만들겠다고 나선 게 화근이 됐다.
전주 덕진공원에 있는 김해강(1903~87년) 시인 추모시비는 해마다 철거 여부를 둘러싼 거친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삼일절과 광복절 즈음이면 어김없이 과거 친일행적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창군청 인근 소공원에 세워진 인촌 김성수(1891~1955) 기념 동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동안 건국 유공자로만 알려졌었다. 하지만 재작년 대법원이 친일 행위자로 판정하면서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무주군 또한 올해 초 향로산 외곽도로에 설치한 반딧불이 동상과 머루와인 벤치 등 홍보용 조형물이 민원을 야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산보객과 관광객이 뒤엉켜 붐비는 인도에 문제의 조형물을 설치해둔 탓이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공 조형물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 60%(146개)가 주먹구구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의 경우 전체 67%(10개) 가량이 무대책에 가까웠다.
공공 조형물 설치와 관리에 필요한 지방조례는 있는지, 난립을 방지할 민관 심의위원회는 구성돼 있는지, 훼손이나 흉물로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후관리 대책은 있는지 등 모두 10가지 항목을 점검한 결과다.
앞서 권익위는 이런저런 민원이 속출하자 5년 전부터 이 같은 관리방안을 수립토록 전국 지자체에 권고해왔다. 하지만 최근 3개월간 일제히 점검한 결과 그 관리방안을 만든 지자체는 전체 40%(97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또한 전북도를 비롯해 전주시, 고창군, 부안군 등 모두 4개 지자체에 그쳤다. 이들은 뒤늦게나마 권익위 권고를 수용해 10가지 항목을 모두 수립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익산시의 경우 반쪽짜리 대책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는 제정했지만 주관부서가 어딘지 불분명할 정도로 관리방안이 허술했다는 게 국민권익위측 설명이다.
군산시, 정읍시, 완주군, 진안군 등 나머지 10개 지자체는 아예 전무했다. 민관 심의위는커녕 기초적인 지방조례조차 없을 정도로 사실상 방치됐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공공 조형물이 무분별하게 건립되면 예산이 낭비되고 주민 불만을 초래하는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들은 반드시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자체들이 제대로된 관리방안을 수립할 때까지 그 이행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 조형물은 공공시설에 만든 회화나 조각 등 조형시설물, 벽화나 분수대 등 환경시설물, 기념비나 상징탑 등 상징조형물을 지칭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6,287개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도내는 기념비와 추모비 52개, 기념탑과 상징탑 15개, 동상 15개 등 모두 278개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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