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는 삶
축복받는 삶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7.17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라는 직접적이고 거센 표현을 한 것도 아니다. ‘만’이 아니라 ‘을’을 붙였는데도 아리송하다.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않는 삶이 영리하다고 알고 있다. 그 영특함 때문에 우리는 불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8 더 나은 삶의 질 지수(The Better Life)’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국 40개국 가운데 30위를 기록했다. 2017년 38개국 중 29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동의 경우는 극심하다.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아동의 우울감과 스트레스 등 정서장애 위험은 급속히 증가한 실정이다. 청소년의 40%가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27%가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 9~17세 아동의 3.6%는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하고 있다. 전체 아동의 세 명 중 한 명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군에 속했다.

특히 스마트폰에 과하게 몰입하는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꿈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사실 잘 모른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생각과 마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는 세상이다. 주어진 역할, 과제, 목표 달성에만 급급하다. 만점이 되는 성과를 이뤘다면, 과정을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늘 경쟁과 속도의 구조 속에 휘말려서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 따위를 생각해서 뭣하겠는가.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맞추려면, 꿈 따위는 팽개쳐야 한다. 어떤가. 이 말에 비분강개의 마음이 든다면,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마도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으니, 내 자식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인가.
초등학생들한테 ‘꿈’을 얘기해보면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말했다. 생애 전혀 이뤄질 확률이 드문 꿈이라도 좋았다.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자꾸 캐물으면, 프로게이머라고 대답한다. 그 정도에서 생각을 멈추고 만다. 꿈을 지우고 사라지게 하는 것이 유행인 사회다. 꿈이 없는 삶이니 삶의 만족도가 높을 리 없다. 꿈은 위험한 것인가? ‘꿈’은 고단한 삶의 행보를 ‘그래도’ 꾸준히 걷게 하는 원동력이다. 철학자 니체(Nietzsche)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앞부분을 ‘꿈을 가지고 살고 있는 사람은’이라고 바꿔서 읽으면 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꿈은 역경을 딛고 일어나게 한다. 평범한 직장인, 20대 여성이 하고 싶은 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화와 글로 엮어 올렸다. 보통의 일상에 공감대가 형성되자 지난 1일 그래픽노블로 출간하였다. 표지에는 예쁘기 위해 입지 않은 수영복 차림의 여자 뒷모습이 정중앙에 있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제목이 적혀있다. ‘재윤의 삶’.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Paulo Coelho)는 ‘아크라 문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늘 바라온 삶을 사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타인에 대한 비판을 그만두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집중하라. 신은 그런 삶을 사는 이에게 매일 더 많은 축복을 내릴 것이다”
/박정혜(심상시치료센터장, 전주대 겸임교수)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